영혼 심판

상상우화 2014. 8. 3. 23:22

 

  예로부터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분리된다 하였다. 죽기전의 신체 무게와 죽은 후의 시체 무게 차이를 측정하여 영혼의 질량이 16그램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죽은 자에게서 영혼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았다는 이도 많이 있고, 자신이 직접 사후세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혼(魂)과 백(魄)을 구별하여 그럴듯하게 스토리를 만들어 신비의 옷을 입혀 주장하는이도 있으며, 살아있는자들의 조상 중의 한 영이 아우라처럼 살아있는 자에게 붙어서 삶의 길을 인도해 주고 수호해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이승에서 원한을 갚고, 억울한 문제를 해결하고, 미련이 남아 그를 해결하고, 사고사로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한 영혼이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 귀신으로 출몰한다는 주장도 있다. 거기에 더하여 영혼의 문제를 [과학적인 학문하는방법]으로 접근하여 해결하겠다는 즉, 사이비 과학인 심령과학까지 만들어져 일반인을 현혹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은 귀신이나 영혼을 인정하지 않는다. 영혼이나 귀신이 과학적인 검증의 체를 통과하여 인정받은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과학적 실험이나 현상으로 검증되지 못하면 과학적으로는 그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다. 마치 외계인처럼... 그러기에 과학이 무서워 과학시대에 귀신이 사라진 것이 아니고 과학에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귀신이 부정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의 귀신이란 과학적인 인식과 판단이 부족한 사람들 사이에서 막연히 인정되는 존재에 불과하다. 

 

  아무튼 과학이 없는 곳에는 아직도 영혼이 육체와 이원론적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태극론에 입각한 음양론(陰陽論)의 우주적 구성을 신뢰하게 하는 하나의 매거를 제공하면서 자신들의 존재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있다. 전기의 양전기와 음전기나 입자와 반입자, 전기장과 자기장, 물질과 암흑물질과 같은 물리학적인 대칭성으로 몰고 들어와 신화가 무너지는 과학적인 시대에도 종교적 당의를 입은 영혼에 대한 개념을 굳건히 하고 있다. 천당과 지옥, 염라대왕과 옥황상제의 관계도 역시 陰陽의 관계이며, 헤겔의 변증론도 결국은 陰陽사상에 그 뿌리가 있다.

 

  예전부터 영혼은 저승사자의 인도를 받아 염라대왕에게 가서 심판을 받아 선하게 산 영혼은 극락으로 가고 죄지은 영혼들은 지옥으로 가서 끝없는 형벌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민속신앙에도 소머리, 말머리 심판관이 영혼을 심판하는 이야기가 있으며, 기독교에도 천당과 지옥이 있되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던 예수께서 산자와 죽은자를 심판한다고 사도신경에 명문화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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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판관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피곤하기 이를데 없다고 생각된다. 하나님도 쉴새없이 들어오는 기도듣고 축복하고 은혜내리기도 바쁜데 매일같이 끝이 보이지 않는 죽은자의 영혼을 지옥과 천당으로 그것도 그들의 일생을 순식간에 조망한 후에 판단을 내린다는게 보통 힘들고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이지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세상을 지으시고 인간관리하느라 조금도 쉴 틈이 없다면 무엇하려 우주만물을 만들고, 수많은 동식물과 함께 인간을 만들겠는가? 그깟 알량한 감사기도에 보람을 느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부터라도 그런 절대자라면 사양하겠다. 이런 이유로 전지 전능하신 절대자께서는 틀림없이 직접 기도를 들어 은혜내리고 영혼을 심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전부터 왕에게 올리는 상소문을 승정원에서 관리들이 먼저 살핀 것처럼 기도는 천사들이 듣고 하나님 대신에 축복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영혼 심판은 어떻게 할까? 그 해법은 자동화이다. 인간들도 부품을 피더로 입력하고 이들을 로봇팔과 여러 밸브, 모터를 이용하여 조립함으로써 사람없이 기계가 스스로 제품을 만들어 내는 자동화 공장을 만들고, 다양한 방법으로 제품의 양, 불량을 비파괴적 방법 및 자동으로 판정하는데 하물며,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자동화 개념이 들어간 심판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을리가 없다. 그러면 어떤 영혼심판 자동화가 가능할까? 그것은 굵고 투명한 긴 튜브 즉, 영혼심판튜브를 만들어 죽어서 오는 영혼들로 하여금 튜브를 통과하게 하면서 죄에 오염된 영혼에만 반응하는 강력한 령광(靈光)을 비추는 것이다. 이때 죄많은 영혼은 령광에 녹아 사라지고 약한 죄를 지은 영혼은 일부만 녹던가 변화하고 온전히 맑은 영혼은 온전한 모습으로 천국에 들게 될 것이다. 그러니 천국과 이승을 연결하는 통로는 영혼심판 튜브가 아니겠는가? 또, 절대자가 일일이 심판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지 않은가?

 

 이런 영혼심판용 튜브를 적용하여 영혼심판을 한다는 사실을 눈치챔으로써 세가지 새로운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하나는 저승에는 천국만 있을뿐 지옥은 없다는 사실이다. 죄 많은 영혼들은 사라질 뿐, 어딘가로 가지는 못하므로 전통적으로 영원한 벌을 받는 지옥은 만들 이유가 없다. 사실 죄지은 영혼에게 영원한 형벌을 내린다는 지옥을 만드는 일은 자비란 조금도 없는 신(神)의 개념이 필요하므로 절대자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두번째는 천국에도 계급이 있다는 사실이다. 영혼이 온전히 맑은 영혼은 상위그룹이요, 부분적으로 녹거나 변화된 영혼들은 천국에 오기는 했으나 죄의 경중에 따른 즉, 변화 정도에 따른 각 각의 계층으로 분류될 것이다. 그러므로 천국도 매우 다양한 양상 즉, 다양성의 세계일 것으로 상상된다. 또, 하나는 죄많은 영혼이 심판튜브를 통과하지 않고 입구에서 도망하여 이승에서 떠돌 수 있으므로 귀신은 여전히 있을 수 있으며, 귀신은 대부분이 악령이라는 사실도 설명된다 하겠다. 덧붙여 상상해 보면 영혼심판튜브의 입구에 자석의 극과 같이 영혼을 강하게 당길 수 있는 령극(靈極)을 구성하면 아마도 저승사자까지도 더 이상 필요없게 될 것이다. 

 

[위 내용은 어디까지나 상상의 산물이다]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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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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