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개가 새끼를 낳으면 암물개만 낳고 어쩌다 숫놈 물개가 태어난다. 성비가 일 대 일이 되지 않고, 일 대 오십 정도가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부다처제의 제도가 만들어 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물개의 숫놈을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무리가 있다. 그런 무리가 다른 동물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물개에게는 심각한 문제이다. 인간 중에 특히, 동양남자들은 정력적인 식품에 혈안이 되어 몸에 좋다고만 하면 남아나는 것이 없으니, 어찌 불안하지 않겠는가?

 특히, 한국남자들은 정력 강박증에 걸려있고, 여자에 대한 예의(?)상 강해야한다는 성적 기사도에 충만한 나머지, 强 對 强, 多 對 多로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고 착각하고 있으니, 한국 수놈 물개의 불안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자고로 弱 對 弱, 少 對 少로도 균형을 맞출 수가 있음을 하루 속히 깨쳐야 할 것이다.

 인간이 숫놈 물개에 눈독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물개의 스트레스는 심각하다. 코끼리는 상아, 코뿔소는 코뿔, 호랑이는 가죽, 곰은 쓸개, 사향노루는 사향, 사슴은 뿔 때문에 주목 받는데 물개만은 하필 그 부분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우니 미칠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맑은 날, 물개들이 바닷가에 모여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가장 높은 바위에 올라앉은 숫놈이 가까이 지내는 암놈에게 신세타령을 하고 있다.

 "야, 이 생활도 못해 먹겠어. 사실 나는 늘 피곤해."

"무슨 소리예요?"

"나는 너희 암컷들이 지긋지긋해. 하나도 아니고 수십 마리가 나만 바라보고 있으니 이건 신의 저주가 틀림없어. 나는 전생에 변강쇠였나 봐. 그러니까 이런 형벌을 이생에서 받는 것이겠지. 더군다나 남 속도 모르고 사람들은 나만 노리고 있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살는지 모르겠어."

숫놈은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턱을 괸 채 넋두리를 하고 있다.

"마음을 강하게 잡수세요. 당신이 없으면 우리들은 어떡해요?"

암놈 물개는 불안했다.

"그래도 나는 차라리 그걸 떼어내고 싶어. 그것 때문에 생활도 피곤하고 목숨까지 불안하니 인간들 병원에 가서 성전환 수술을 받아야겠어. 생각해 봐. 세상에 그것 때문에 인간들 총에 맞아 죽었다는 소문이 나면, 다른 놈들이 얼마나 배꼽을 잡고 웃을까? ㅠ ㅠ"

"수술비는 어떻게 마련할여구요?"

“그야 뭐, 그걸 떼어 가지라고 하면 되겠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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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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