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등학교 시절에는 탱탱한 얼굴에 잘 생긴 청년이었으나, 대학 때부터 삶의 스트레스로 얼굴에 노안(老顔) 이 일찍 찾아왔다. 이렇게 기억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대학 4학년 때 버스를 타면서 겪은 에피소드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시내버스를 탈 때, 미리 구입한 회수권(종이버스표)을 잘라서 안내양에게 주었다.  어느날 버스를 타고 무심히 회수권을 냈는데, 복학생도 아닌 내게 안내양이 대뜸 한다는 말이 '아저씨도 학생예요?'라고 따지면서 의아한 표정을 짓는게 아닌가? ㅠㅠ

 

 

 

2) 막내동생의 장인과 첫인사를 하는 날이었다. 시골의 한식당에서 만남이 있었다. 내가 차로 아버님을 모시고 멀리 찾아 가서 만나게 되었다. 내 나이 40이 갓 넘는 때였다. 주차를 마치고 아버지와 같이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에는 사람들이 없었고, 사돈 내외만이 앉아 있다가 얼른 일어나 인사를 하러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막내 장인 사돈이 머리가 하얗게 센 아버지를 못 본체하고는 먼저 내게로 달려오면서 '어서 오시요.'라며 악수를 청하는 손을 내미는게 아닌가? ㅠㅠ

 

 

 

3) 나이 50을 갓 넘기던 시기였다. 전철을 탔다. 출근길이었지만 붐비지는 않았다. 경로석 옆칸에 서 있었는데 경로석이 한 참 시끄러웠다. 한 40대로 보이는 장애인이 경로석에 앉아서 맞은 편에 앉은 젊은 사람에게 한 참 훈계를 하는 것이었다. '여기는 노인이나 나 같은 장애인이 앉으라고 만든 자리지 자네같은 새파란 젊은이 앉으라고 만든 자리가 아니야~.', '어디서 뻔뻔스럽게 앉아 있는거야?' 하며 계속 떠들어 대니까 그 젊은이는 전철이 정차하자 무안해서 벌떡 일어나 내려 버렸다. 그러자 그 장애인은 무슨 전장에서 승리한 장군 마냥 허리를 펴고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이 친구, 나를 언제 봤다고 ' 어? 거기 서 계신 어르신!  여기 앉기에 충분(?)하신거 같네요.'라고 큰소리로 말하는게 아닌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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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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