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할인마트가 물건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정글로 보인다. 예전에 실제 밀림속이나 광야를 내달리며 사냥과 채집을 하던 남자들이 이 시대에는 카트를 밀면서 사냥하듯 마트 안에서 두리번거리며 물건을 찾고 있다. 슬프게도 야생은 없고 인공만 있다. 아쉽게도 공포와 본능의 표출은 없고 외식과 무기력만 있다.

아주 먼 옛날에는 모계사회였다. 네발로 기어 다니던 시절이다. 지금의 네발짐승처럼 다산을 하던 시절이다.

숲에서 사람들이 광야로 나왔다. 숲에서는 원숭이처럼 나무에 매달려 살았으나 광야에서는 손이 해방되고 다리로 걷게 되었다. 직립보행이 시작된 것이다. 원숭이는 숲에 남았기에 지금까지 문명을 일구지 못하고 있지만 사람은 광야로 나와 새로운 세상을 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직립보행이 여자에게는 치명적인 동작이 되고 말았다. 다산을 할 수 있도록 배치된 자궁이 직립보행으로 세로로 세워졌음으로 마치 빨랫줄이 세워진 형상이 돼서 여자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된 것이다. 결국 여자의 몸은 허약해졌다.

 

반면에 남자들은 직립보행 이후 사냥술이 향상되고, 싸움에 능해졌다.  근육이 더욱 강해졌고, 결국은 가장의 역할을 떠 맞게 된다. 부계사회가 시작된 것이다. 부계사회는 오로지 남자의 힘에 의존한 사회이다. 사냥, 전쟁에 나가 칼과 창, 활을 가지고 힘을 겨루고 싸우는 힘있는 남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육체적 힘으로 집을 짓고, 농사를 짓던 이 시절에 이미 불을 사용하고 있었다. 불로 음식을 익혀 먹었다. 날것으로 먹을 경우 소화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익혀 먹음으로 음식물의 소화가 용이해져 뇌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뇌의 발달로 인해 인간은 문명을 발전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게 되었다. 선순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여자가 불을 다루고 음식을 만들던 부계사회 시절에는 여자가 구속당하고, 남자들에게 억눌려 사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사실은 긴 시간을 두고 여자들의 세상을 열기 위한 인내의 시절이었음을 현세가 증거 한다.

즉,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장비,기계, 도구를 보턴을 눌러 조절할 수 있게 되었으며, 가전제품은 모두가 여자를 가사에서 해방시키도록 작동한다. 근육의 힘은 별로 필요하지 않다. 여자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수 있는 힘이 있으니 모든 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다. 전쟁 도구도 컴퓨터로 조절할 수 있고, 여자도 방아쇠 당길 힘 정도는 있음으로 전쟁도 할 수 있다. 어디에도 남자의 근육 힘을 절대적으로 요구하는 분야는 따로 없다. 그저 마트에서 카트를 미는데나 근육을 사용하는 시대라 할 것이다.

길고 긴 시간의 강을 건너 인내한 여자들이 결국은 남자들을 굴복시킨 것이다. 과거 모계사회의 영광을 되찾았다고 볼 수 있다. 소리 없이 조용히, 자연에 순응하듯이 살면서 여자와 남자의 헤게모니 투쟁은 끊임없이 계속돼 왔던 것이다.

차후에는 이 투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사회는 어떤 패러다임의 틀안에서 굴러갈 것인가? 재돌입한 모계사회 속에서 남자여 어떻게 한 생을 살 것인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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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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