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척추동물은 발성과 청각이 잘 발달되어 있다. 그러므로 소리를 통한 의사소통, 짝의 유인과 호응, 천적의 탐지 및 주변 환경의 변화 인지 등의 기능이 잘 작동된다. 그러나 무척추동물은 전체적으로 발성과 청각에 있어서 신체적인 제한과 생존에의 필요성 부족으로 크게 발달하지 못한 종들이 많다. 특히 수생 무척추동물들이나 육상 무척추동물의 애벌레나 환영 동물 등 등은 진동을 감지할 수는 있으나 소리를 듣지는 못한다. 물론 소리라 함은 공기를 매질로 하는 파동이므로 물속에서는 진동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곤충류의 일부가 육상 무척추동물 중에 그래도 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곤충의 발성]
곤충은 동족 간의 소통, 특히 암컷을 유인하기 위한 수컷의 발성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곤충은 대부분이 신체의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발성의 제한을 받는다. 그러므로 일부 매미류를 제외하고는 소리의 크기, 다시 말해 음압이 작아서 멀리까지 전해지지 못하고 기껏 수 m의 전달 거리를 갖는다. 또 음원으로서의 신체 크기가 작기 때문에 곤충의 소리는 주파수가 높은 고음이다.
곤충의 발성은 크게 두 가지 메커니즘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귀뚜라미류의 발성법으로, 스크래퍼(scraper)로 파일(file)의 돌기(tooth)를 긁는 방법으로 발성하고, 날개 막이나 기공을 공진시켜 음압을 키우는 발성법이다. 귀뚜라미류에 속하는 곤충은 메뚜기, 때까치, 땅강아지, 장수하늘소 등이 있다. 다른 하나는 매미류의 발성법으로 발성막을 귀뚜라미류 보다는 좀 더 강한 근육(발음근)을 이용하여 진동막(울음보)을 진동시켜 발성하는 방법이다. 매미 소리는 수십 m 거리까지 전달되는 큰 소리이다. 오죽하면 매미소리 때문에 여름날 시골의 대청마루에서 낮잠을 잘 수 없을 지경인가? 아무튼 매미나 귀뚜라미나 날개의 공진을 이용해 소리를 증폭시키는 방식은 같다고 할 수 있다.
[곤충의 청각]
곤충의 발성은 날개만으로 소리를 내는 모기, 파리, 벌 등의 날갯짓 소리를 제외하면, 수컷이 주로 소리를 낸다. 그러나 청각은 암수가 공히 공유하는 기능이다. 소리를 들어야 서로에게 접근하거나, 천적을 경계하고, 암수컷 경쟁자를 따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모기나 초파리는 안테나를 통해서 소리를 진동으로 변환하고, 청각 감지세포에서 전기 신호로 변환하여 뇌에서 소리를 인지하지만, 일반 곤충류 성충은 외부로 노출된 고막을 통하여 소리를 진동으로 변환하고 그 진동을 청각 감지세포에서 전기신호로 바꾸어 뇌에서 소리를 감지한다.
문제는 고막의 넓이가 작기 때문에 고막을 진동시키는 진동력이 작아서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음압레벨, 즉 최저 가청 음압레벨이 높다는 것이다. 대략 30~50dB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수컷은 발성음을 높이기 위해 날개 공진, 땅강아지 경우는 굴 공간의 공진 등을 통하여 발성음을 증폭시켜 암컷이 자기의 울음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무진 애를 쓰며 노력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곤충의 좌우 청각기관의 간격이 작아서 좌우로 입사하는 소리의 시간차(ITD)와 강도차이(ILD)가 작아서 음원의 방향을 알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각 곤충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가 있다. 즉 소리가 좌우 청각기관에 도달하는 경로 변경, 특수 수음 방식 등을 통하여 ITD, ILD를 증대시켜 음원 위치에 대한 방위각 분해능을 향상시킨다.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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