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곤충은 징그럽고 해로운 해충으로 오인되고 더러운 환경의 지표로 여겨진다. 바퀴벌레나 파리가 많으면 빈민가를 떠올리고, 이가 있으면 청결하지 못한 사람 취급을 한다. 더구나 모기는 밤잠을 설치게 하고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의 질병을 옮기기 때문에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정말이지 모기나 파리가 왜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 모기는 단순히 잠자리의 먹이가 되고, 장구벌레 시절에는 물고기의 먹이 역할을 맡기 위해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것인가? 또 파리는 동물의 사체나  배설물에 구더기를 기르면서 유기물을 빨리 분해하기 위해 세상에 나왔나? 그 정도 역할은 모기, 파리가 없어도 다 감당될 듯하니 제발 이 세상에서 모기, 파리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입장들이다.

 이런 이유에서 파리와 모기를 쫓아낼 궁리 끝에 초음파를 이용한 해충퇴치기를 들고 나왔다. 소리를 이용한 과수원이나 논밭의 새 쫓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해 오던 방법이다. 대포소리를 낸다던가, 깡통을 두드린다던가, 매 소리 나는 확성기를 틀어 놓는다던가, 총소리를 내는 새끼줄 채찍을 휘두르는 방법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들 방법은 시끄럽고 나중에는 새들도 만성이 되다 보면 더 이상 그 소리를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소리 나는 환경을 일상 환경화하니 장기적인 효과가 없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으면서 해충이나 원하는 동물을 내쫓을 수 있는 초음파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해충, 즉 해로운 곤충이라 할 때 파리와 모기가 일차적으로 머리속에 떠오른다. 초음파 해충퇴치기로 파리, 모기를 퇴치하고자 할 경우에 38~44kHz의 초음파에 반응하는 특성을 이용한다. 설치류의 퇴치에는 약 60kHz의 초음파를 활용한다.

그림 1. 모기와 파리[화살표는 소리 수음부인 안테나]

 파리의 경우 초음파가 수음부 안테나에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퇴치 가능하며 모기에 대한 초음파 퇴치기의 적용 이유는 더 합리적인 설명이 덧붙여진다. 모기의 수컷은 인간 흡혈을 하지 않지만 암컷은 짝짓기 후에 배란을 하려면 필히 인간의 혈액 단백질이 필요하기 때문에 흡혈을 한다. 그러므로 모기를 퇴치한다는 것은 암컷 모기를 퇴치한다는 의미가 된다. 암컷 모기를 소리로 퇴치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암컷 모기는 한 번 짝짓기를 한 후에는 더 이상 짝짓기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컷 모기의 날갯짓 소리가 나면 수컷을 피하게 되므로 수컷 모기 소리를 발생시켜 암컷을 퇴치한다는 것이다. 이때 모기 퇴치기의 발생 초음파 주파수는 38kHz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파리의 가청음역은 100~300Hz이며, 수컷 모기도 초음파 영역의 소리를 발생시키지 못한다. 수컷 모기의 날갯짓 주파수는 570~830Hz이고, 암컷의 날갯짓 주파수는 420~580Hz로 수컷보다 낮다.  또 모기의 청력 한계는 아무리 높아도 2000Hz 정도라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초음파를 이용하는 해충 퇴치기가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된다. 실제로 A. Enayati 등이 2010 년에 발행 한 “The Cochrane Library”호에 실린 10 개의 연구 논문을 검토한 결과 , 초음파 해충퇴치기가 모기를 쫓아낸다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네덜란드 말라리아 재단의 자문위원회 위원장이자 곤충 학자인 Bart Knols도 초음파를 이용한 해충 퇴치기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오히려 Knols에 의하면 모기는 천적인 잠자리 날개에서 발생하는 20~170Hz 주파수음에 의해 더 잘 퇴치할 수 있다고 한다.[참조-animals.mom.com/hearing-frequency-mosquitoes-5652.html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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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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