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음향학(2)

소리이야기 2017. 3. 28. 00:51

 건축음향학(Architectural acoustics)은 실내음향학(Room acoustics)으로도 불린다. 이는 건축 자체 보다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실내, 즉 방의 소리환경을 다룬다는 의미이다. 결국 우리는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고, 대화하고, 공연하고, 녹음하고, 연극하고, 노래하기 때문에 반사음이 적절하게 더해지는 소리환경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교회 예배당이나 연극무대, 연주홀 등도 크기와 모양이 좀 다를 뿐 방은 방이지 않는가. 같은 의미에서 무향실과 잔향실도 건축음향학에서 다루는 주제가 된다.

 

 아무튼 야외는 실내와 음향환경이 크게 다르다. 바닥에 의한 반사 이외의 반사음이 없기 때문에 소리가 실내에서와는 다르게 가늘고 빈약하다.  실제로 야외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거리의 악사들이 아무리 잘 연주하고 노래를 불러도 드라이하게 들린다. 또, 주변의 소음(noise)에 개방되어 있으므로 잡음 때문에 특별한 녹음을 하기에 적절하지 못하다. 

 

 잔향이 잘 고려된 연주장도 어떤 종류의 음악을 연주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음향 파워가 큰 록음악의 경우는 반사음이 많으면 음악소리를 알아 듣기가 어렵기 때문에 벽에 의한 반사음이 작아야 한다. 반면에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는 경우는 벽면 반사음이 연주음을 풍부하게 하기 때문에 적절한 반사가 일어나야 한다. 이 때문에 오케스트라 연주홀로 설계된 실내에서 유명 가수가 공연을 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즉, 마이크로 수집된 소리를 증폭하여 스피커로 듣는 공연을 할 경우, 스피커 시스템에 맞도록 음향환경을 적절하게 맞춘 후에 공연을 해야만 가수의 노래를 감상하기 편안할 것이다. 

 

 물론 근래에는 녹음이나 재생기기의 콘솔박스(consol box)로 시간지연, 에코, 이펙트와 같은 다양한 음향효과를 가미하고 가변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마이크+파워 증폭기+스피커 시스템을 운영하는 경우는, 실내 음향설계가 좀 부실할지라도, 적절한 전자기기적 세팅으로 커버할 수도 있다. 사실 연주홀을 아무리 잘 설계할지라도 청중들이 겨울옷을 입느냐 여름옷을 입느냐에 따라서도 음향환경이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적절한 세팅으로 각 용도에 맞추어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실내음향에서 고려해야하는 사항은 잔향시간 이외에 외부 노이즈 차단과 음향에너지가 공간내에 고르게 분포하도록 하는 확산(diffusion)이 있다. 잔향시간은 건축음향학(1)에서 이미 언급했으니 다음은 외부 노이즈 차단에 대하여 살펴본다. 노이즈 차단은 벽에 의한 외부소음을 감소시키는 NR 커브(noise reduction curve)를 고려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은 실내에서 요구되는 소음기준(NC)을 설정하여 외부소음차단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림1] 소음기준(from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그림1]에 미국표준협회(ANSI)에서 2008년도에 지정한 소음기준(Noise Criteria)을 주었다. 이 소음기준은 미국의 건축음향학자인 Leo Beranek(1914~2016)이 처음 설정한 것으로 옥타브 밴드(octave band: 가청음역 16-20000Hz를 10개의 옥타브밴드로 나눈다) 중심주파수에 대응하는  SPL(sound pressure level)로 기준을 주고있다. [그림1]을 보면 저주파 소음일수록 조용함을 느끼는 SPL 한계값이 높아진다. 또, 고주파에서는 아주 조용함과 심한소음으로 듣기는 소음음압의 SPL값이 60dB(8000Hz)의 큰 차이를 보이지만, 저주파에서는 아주 조용함과 심한소음으로 듣기는 SPL의 차이가 12dB(16Hz) 정도로 아주 작다.

 

 

 

           [표 1] 다양한 용도의 실내에서 요구되는 소음기준(NC)과 그에 대응되는 보정음압레벨(dBA)

                    (from www.engineeringtoolbox.com)

 

 

 [표1]에 다양한 실내에서 요구되는 소음의 기준을 주었다. 이는 [그림1]의 NC를 바탕으로 설정된 것으로 [표1]에 설정된 값을 넘지 않도록 실내 음향환경을 유지하도록 권장하는 것으로 건물을 건축할 경우에도 참조하도록 되어 있다. 즉, 원하는 실내 NC값을 유지하도록 외부 소음이 벽을 투과하여 들어오지 않도록 벽의 재질과 두께가 결정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표1]에서 NC레벨과 SPL(dBA)의 레벨이 다르다. 그 이유는 NC 레벨은 물리적인 소리 음압을 그대로 측정하여 설정한 값이지만 dBA는 심리적인 청각을 고려하여 보정한 레벨값이기 때문이다. 보통 데시벨메터(소음측정기)로 레벨을 측정할 때 dBA로 측정하는데 이는 청각의 심리적요소를 고려한 A-곡선(A-curve)을 적용한 보정치라는 의미로써 A를 dB 단위 다음에 적는다. 

 

 다음은 확산문제를 살펴보자. 실내에서는 벽이나 천정에서 소리의 반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소리가 어느 부분에서 뭉치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며, 소리가 강해졌다 약해졌다 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내음향에서 이런 현상은 좋지 않기 때문에 소리가 가능하면 고르게 분포하도록 처리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소리가 정반사하기 보다는 난반사하도록 하므로써 소리가 실내공간에 고르게 분포하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이 때문에 벽이나 천정의 표면을 평면이 되도록 노출하지 않고 가구를 놓던가, 디퓨저(diffuser)를 놓던가,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다만 소리 난반사용 디퓨저의 크기가 큰 이유는 가청음역 소리의 파장이 길기 때문이다. 

 

 다음은 강당이나 큰 교회의 예배당에서 설교나 연설을 할 경우에 스피커를 여러 개 설치하는데 이 때에 주의할 일은 소리의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스피커에서 소리가 방사되는 범위가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스피커의 갯수와 배치 위치를 제대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어떤 실내 구조물에 의해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에 별도의 적절한 스피커를 더 배치하여 소리가 실내 공간에 고르게 분포하도록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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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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