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소리를 듣는다'라고 하는 것은 외이도로 유입된 공기의 진동이 고막에 전달되어 이소골을 거쳐 달팽이(와우;蝸牛)관에서 전기신호로 바뀌어 듣는 것이다.  반면에 물체진동은 손이나 피부의 압박 감각으로 직접 느낀다. 그러므로 대형 우퍼스피커 앞에 서면 저음의 공기진동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아무튼 귀도 소리를 듣기만 하는게 아니라 몸의 진동을 느끼기도 한다. 이 귀가 느끼는 진동을 골전도(bone conduction)음이라고 한다. 반면에 공기를 통해 정상적으로 듣는 소리는 공기전도(air conduction)음이다.

 

 골전도음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귓구멍을 손가락이나 귀마개로 단단히 막은 후에 자신의 성대로 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다. 귀를 막았으니 공기전도되는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데 자신의 목소리는 전과 같지는 않지만 들린다. 이렇게 들리는 소리가 골전도음이다. 성대와 구강을 통해 발생한 소리의 진동이 두개골과 근육을 통해 달팽이관(cochlea)에 전달되어 듣기는 현상이 곧 골전도이다. 골전도음은 공기전도음보다 주파수가 낮은 저음으로 듣기는데, 이유는 고음성분이 골전도되는 과정에서 감쇄가 심하게 일어나 대부분 소멸되고 저음성분만 주로 달팽이관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골전도 종류는 관성 골전도(inertial bone conduction), 왜곡 골전도(distortional bone conduction), 골고실 골전도(osseotympanic bone conduction) 등이 있다. 첫 번째 관성 골전도는 두개골의 진동에 의하여 이소골이 약 2kHz의 주파수로 공진하여 발생하는 진동을 말한다. 이소골의 진동은 공기전도방식과 같이 난원창을 통해 달팽이관에서 소리로 인식된다. 두 번째 왜곡 골전도는 가장 중요한 골전도 방식으로써 두개골의 진동이 달팽이관에 있는 전정계와 고실계의 외림프액을 진동시켜 소리를 인식하는 것이다. 세 번째 골고실 골전도는 두개골의 진동에 의하여 외이도의 피부가 진동하면서 소리를 발생시켜 고막을 통해 공기전도방식과 동일하게 소리를 듣는 것이다. 특히 외이도의 입구 쪽에 있는 연골부가 안쪽의 딱딱한 뼈로 되어있는 경골부에 비해 효과적으로 골고실 골전도음을 발생시킨다. 근래에 이렇게 발생하는 소리를 마이크로 잡아 통화에 적용하려는 제품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즉, 마이크를 귓속형 스피커처럼 귀속에 감추려는 의도인데 음이 명료하지 못한 것이 흠이다. 귀속의 피부진동으로 발생하는 소리의 음압은 미약하다.

 

 외이도형(canal type) 이어폰이나 인이어형(in-ear type)보청기를 착용하면, 고막까지의 내부공간이 작아진다. 폐쇄된 작은 공간에서 특히, 파장이 긴 저음은 반사를 반복함으로써 저음울림현상이 발생한다. 이처럼 밀페된 공간에서 저음이 보강되는 현상을 폐쇄효과(occlusion effect)라고 한다. 보청기에서는 이 폐쇄효과가 어음명료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해소해야하는 현상이지만 이어폰에서는 작은 스피커의 저음 부족현상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외이도형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때는 매우 유용하다. 

 

                             [그림 1] 내 목소리 듣는 원리도와 골전도 블루투스이어폰

 

 

 또, 골전도현상을 활용하는 골전도 이어폰이나 골전도 보청기도 있다. 이들은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고 진동자(vibrator)로 진동을 발생시켜 골전도로 진동을 인식하도록 만들어진다. 만일 외이(outer ear;外耳)나 중이(middle ear; 中耳)의 이상으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전음성난청인 경우에는 골전도 이어폰이나 골전도 보청기로 달팽이관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진동자는 진동계의 질량이 크기 때문에 재생 주파수영역이 좁아 음질이 떨어져 음악을 감상하기는 좀 아쉽지만 300~3400Hz 범위의 전화용 대화음의 재생에는 문제가 없다. 전음성난청 여부는 소리굽쇠(tuning fork)나 다른 여운이 긴 진동물체를 진동시켜 두개골에 대보면 알 수 있다. 진동하는 소리굽쇠의 손잡이 부분을 두개골에 댔을 때 골전도된 소리를 들으면 전음성난청이고 소리굽쇠의 소리를 느끼지 못하면 내이(inner ear;內耳)에 이상이 있는 감각신경성난청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골전도현상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다시 듣는 경우에 생소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녹음해서 다시 듣는 그 목소리가 남들이 듣는 실제 내 목소리이다. 이는 오로지 공기전도방식으로 고막으로 들어간 소리를 듣는 것이다. 반면에 내가 내 목소리를 들을 경우에는 [그림 1]에서처럼 입으로 나온 소리의 공기전도음과 두개골을 통해 전도된 골전도음의 합성음을 듣기 때문에 녹음한 목소리와 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자신의 목소리 녹음음도 자주 들으면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것처럼 내 목소리를 바로 알아챌 수 있고 익숙해진다.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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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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