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악기

  타악기(percussion instruments)는 채나 해머로 막이나 판이나 막대를 두드려서 소리를 발생시킨다. 그러므로 건반의 지레망치로 현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 피아노도 타악기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타악기는 순간적으로 소리가 약화되는 특징을 갖는데 반하여 피아노 소리는 서서히 소리가 약해지기 때문에 여전히 현악기로 분류하는 것이다.

  타악기를 가격하면 종을 칠 때와 같이 처음에는 둔탁한 타격 음이 들리지만 이들 소리는 순간적으로 감쇄하여 사라지고 고유 주파수의 진동만이 긴 시간을 가지고 공진함으로써 소리가 길게 여울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또 한, 타악기의 고유 진동의 경우도 배음 구조가 정수배를 갖지 않기 때문에 조화음(harmonic tone)을 갖지 않으며, 음정(pitch)을 갖는 타악기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음정이 정의되지 않은 타악기도 많다.

타악기의 종류

  막(membrane)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 서양타악기는 팀파니(Timpani)와 케틀드럼(kettle drum), 스네어드럼(snare drum)이 있으며, 국악 타악기는 북, 장구, 소고 등을 들 수 있다.

 

                      [그림1] 막을 이용한 타악기: 팀파니, 케틀드럼, 스네어드럼, 북, 장구, 소고, 소리북

 
막대를 두드려 소리를 내는 서양타악기는 그로큰스필(glockenspiel)과 실로폰(xylophone=자이로폰)이 있으며, 국악기로는 박(拍)과 방향(方響)을 예로 들을 수 있다.

 

                                [그림2] 막대를 이용한 타악기; 그로큰스필, 실로폰(marimba), 박, 방향

 
다음은 판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 악기로써 서양타악기는 스틸드럼(steel drum), 심벌즈(cymbals)가 있으며, 국악기로는 바라, 괭가리, 징 등을 들 수 있다.

 

                                 [그림3] 판을 이용한 타악기; 스틸드럼, 심벌즈, 바라, 괭가리, 징

막 진동 타악기

  막 진동 악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당겨진 상태로 원형의 틀(frame)에 고정된 막을 사용해 왔다. 즉, 막 진동 악기는 원형의 막 진동 악기이다. 따라서 채로 막을 치면 순간음은 바로 사라지고, 막의 고유진동음이 그나마 조금 길게 발생한다.

  원형막에서도 정상파가 형성된다. 정상파가 무엇인가? 진행파와 반사파가 만나 간섭함으로써 마디점과 배가 만들어져 배 부분만 진동하고 마디점은 진동하지 않기 때문에 정지파(standing wave)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원형막의 가장자리가 틀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자리는 진동하지 않는다. 즉, 막의 안쪽에서 막을 따라 전파되어 나오는 파동이 테두리에서 반사하여 정상파를 만들되, 배진동 모드때는 이차원 평면상에 마디선이 만들어 진다. 원형막의 진동모드(mode)는 [그림4]와 같다.

 

                                                          [그림4] 원형막의 진동모드

  [그림4]를 보면 기본진동 f1의 경우는 막 전체가 동 위상으로 일제히 앞 뒤로 진동한다. 그러나 배음의 경우는 마디선으로 막이 분할되어 각 부분이 반대 위상으로 진동하기 때문에 각 부분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상쇄간섭하여 듣기지 않고 f1의 소리만 듣기게 된다.

  여기서 f1은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구할 수 있다. 이는 현의 기본진동 고유주파수와 유사하다.

이 식에서 D는 원형막의 직경(단위;m)이며, T는 막의 장력(단위; N/m)이고, s는 면밀도(단위; kg/m2)이다.

 

  원형막 타악기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막의 진동수와 동일하기 때문에 위 식으로부터 악기의 직경이 클수록 저음이 나고, 악기가 작을수록 고음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조임줄로 막을 세게 당길수록 장력이 커지기 때문에 고음이 발생하고, 막이 두꺼울수록 면밀도 s가 커지기 때문에 저음이 나고, 막이 얇을수록 고음이 난다. 연주자들은 이런 성질을 경험으로 잘 알고 튜닝을 한다.

  예로부터 원형막의 재료로 소나 양가죽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므로 습기가 차면 장력이 줄어들어 소리가 낮아지고, 면밀도도 균일하지 않고, 장력도 일정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악기에 따라 적절한 튜닝을 함으로써 [그림4]의 배음이 비대칭적인 마디선을 형성하여 오히려 정수배음에 가깝게 진동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풍부한 음을 활용하기도 했다.

  팀파니는 구리로 만든 반구의 프레임에 플라스틱막을 고정하여 타악기로 사용한다. 케틀드럼과 같이 플라스틱 막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면밀도가 균일하다. 또, 팀파니는 틀의 6곳을 고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아래쪽 페달에 연결하여 장력을 변화시킴으로써 기본주파수를 바꿀 수 있는 즉, 음정이 조절되는 타악기가 되었다.

  북이나 장구는 나무통의 양단에 소가죽 막을 고정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한쪽막을 채로 칠 때 통 내부의 공기를 통하여 반대편 막도 반응하고, 이 반응이 원래의 막의 진동에 영향을 미친다. 복잡한 진동이다. 아무튼 타악기는 편경, 편종, 실로폰 같이 공진주파수가 다른 시리즈 악기가 아닌 이상, 음정보다는 채로 치는 리듬감이 더 중요하다.

  기원적으로 가장 역사가 긴 악기는 타악기일 것으로 추정되며, 타악기 중에서도 북이 인간의 심장소리와 같은 리듬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전쟁터에서 용기를 일깨우는 독려악기가 된 것으로 간주된다.

막대 진동 타악기

  막대 진동은 소리굽쇠의 진동과 같으며, 열린 튜브 내 공기기둥의 진동과 같다. 이는 자유로운 막대 끝의 진폭이 크게 나타난다는 의미이며 즉, 정상파의 배가 형성된다는 의미이다. 막대를 채로 치면 진동이 막대의 양끝으로 이동하고 다시 양끝에서 반사하여 진행하면서 원래의 진행파와 간섭하여 정상파를 만든다.

  막대에 정상파가 만들어져 진동하면 주변의 공기가 같은 주파수로 진동을 받아 전파하게 되고, 공기 중에 전파한 파동인 소리가 고막을 같은 주기로 진동시켜 소리를 느끼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물체가 진동하면 진동의 주파수와 같은 주파수로 소리가 발생한다. 진폭이나 전파속도는 각 물체에서 다를지라도 주파수만은 변치 않고 동일하게 발생하는 소리와 같다.

  [그림5]와 같이 양끝이 자유로운 딱딱한 막대의 진동모드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기본진동수는 막대의 폭과는 무관하고, 막대의 길이 제곱에 반비례한다. 즉, 막대의 길이가 짧으면 기본진동수가 크고, 길이가 두 배 길어지면 기본진동수는 4배 더 작아진다.

 

                                            [그림5] 양끝이 자유로운 막대의 진동

  아무튼 그로큰스필 같은 악기는 여러 길이가 다른 금속막대로 만들어지되 [그림5]의 (a)와 같은 기본진동의 마디점을 고정한다. 그러나 기본진동의 마디점은 다음 고진동모드에서는 마디가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고진동모드의 진동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이유로 금속막대로 되어있는 그로큰스필은 기본진동수만 진동하므로 단일 주파수진동 소리를 발생한다. 단일 주파수 소리는 다른 주파수성분이 없기 때문에 순음(pure tone)이 되며, 순음은 청아한 맑은 소리로 들린다.

  막대 진동 악기는 보통 감쇄가 심하여 진동이 오래 지속되기 보다는 바로 약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쇄란 무엇인가? 그것은 진동에너지가 공진을 유지하기 보다는 소리에너지로 일부 변환되고 대부분은 막대 내부의 마찰에 의해 열에너지로 바뀌는 현상이다. 타악기의 감쇄는 금속막대 보다는 나무막대의 감쇄가 더 심하다. 이런 이유로 나무막대로 만들어진 실로폰(xylophone)의 소리는 건조(dry)한 느낌이 들게 된다. 즉, 금속막대를 치면 감쇄가 적어 땅소리가 비교적 길게 유지되지만 나무 막대를 치면 짧게 딱소리가 난다. 

  원래 실로폰은 나무 막대로 만들어진 타악기인데 사람들은 금속막대인 그로큰스필과 혼동하기도 한다. 아래쪽에 폐관 울림통을 붙인 실로폰은 아프리카 악기로서 보통은 마림바(marimba)라고 부른다.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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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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