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파음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을 가시광선이라 한다. 색으로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으로 부른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빛을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적외선, 단파, 중파, 장파 등 일반적으로 전파라고 부른다. 반면에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빛을 자외선, x-,  등으로 구별한다. 파장이 다르다는 것은 주파수가 다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무튼 파장이나 주파수가 다름에 따른 눈의 감지능력의 차이와 같은 차이가 물체의 크기에 따라서도 나타난다. 물체가 멀리있어 작게 보이는 경우나 크기가 아주 작은 경우 우리는 그 물체를 볼 수가 없다. 오로지 망원경이나 현미경을 통하여 볼 수 있다.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가청음이라 부른다. 서양인을 대상으로 측정하고,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은 20Hz에서 20kHz 범위의 소리만 들을 수 있다. 참고로 개는 20Hz~40kHz, 고양이는 80Hz~60kHz, 박쥐는 10Hz~110kHz, 돌고래는 110Hz~130kHz의 가청영역을 갖는다. 하여튼 초음파(ultrasound)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진동수보다 높은 진동수를 갖는 음파를 말하는 반면, 극저음파(infrasound)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최저 진동수인 20Hz 보다 더 작은 진동수를 가지는 음파를 말한다. 그러나 주파수만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 들을 수 없는 소리를 구별하는 밥법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가청음도 아주 진폭이 작은 약한 소리는 들을 수 없는 것처럼 극저음파도 세기가 아주 크면 들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림1]을 보면 10Hz 소리도 대략 70dB 이상이면 들을 수 있고 심지어는 2~3Hz의 소리도 100dB 이상이면 가청의 가능성이 있기도 하다. 이를 테스트하는데 있어서 극저음파를 재생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아무튼 극저음파를 포함한 200Hz 이내의 소리를 저주파음으로 분류한다.

 

                                 [그림1] 저주파영역(from online.physics.uiuc(by Chris Orban)

 

극저음 파원

     [1] 극저음파 음원과 발생음의 주파수 및 음압(by John M. Noble and Stephen M. Tenney)

 

코끼리는 12Hz의 극저음파 소리로 멀리 떨어진 코끼리와 서로 통신을 할 수 있지만, 대체로 극저음파는 지진이나 화산폭발, 눈사태, 토네이도, 해양의 파도, 오로라와 같은 자연현상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사람이 만든 항공기나 폭파장치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지진이나 화산폭발때 발생하는 0.001Hz의 초극저음파를 탐지하여 지진, 화산분출의 예측을 할 수 있다.

토네이도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우연히 토네이도가 극저음파를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림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토네이도의 각 부분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다르기는 하지만 토네이도의 규모가 클 때는 회전반경이 크기 때문에 회전주기가 길어져서 주로 낮은 소리를 내고, 규모가 작을 때는 회전반경이 작아 회전주기가 짧기 때문에 좀 더 높은 소리를 낸다토네이도에서 발생하는 극저음파는 160km 떨어진 위치에서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토네이도 예고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토네이도의 극저음파 연구로 보통 토네이도의 접근을 1~3시간 정도 이전에 예고 가능하다.

 

                                                  [그림2] 토네이도(Tornado)의 음발생

저주파 소음의 영향

저주파음은 귀로 잘 듣기지는 않지만 파장이 수 미터에서 수백미터의 길이를 갖기 때문에 장애물 뒤로 돌아가는 회절성이 커서 고루 파동이 전달되며, 감쇄가 적기 때문에 비교적 먼 곳까지 전달되는 특성이 있다. , 저주파음으로부터 벗어난 저주파음의 그늘은 많지 않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저주파음은 시끄럽지는 않지만 물체에 진동을 유발시켜 시끄러운 2차 소음을 발생시키기도 하며, 인체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미소세계를 들여다보면 유익한 효소도 있으나 해로운 박테리아도 있는 것처럼 저주파도 지진이나 토네이도를 예측할 수 있게도 하지만 해로운 점도 많다.

일본에서 실시한 저주파음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저주파 소음에 오래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수면장애, 아드레날린의 분비에 따라 심장의 박동수와 호흡수의 변화가 생기는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영국에서는 2차 대전 당시에 8Hz의 극저음파를 적진으로 발사시켜 위장장애를 유발시키는 작전을 구사하기도 하였다. 이는 저주파음 에너지의 70% 이상이 가슴과 배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같은 의미로 파도위의 배가 롤링을하는 경우도 저주파진동을 하기 때문에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운 배멀미가 발생한다. 차를 타는 경우에도 차멀미를 하는데 이 모두가 저주파진동이 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음향표준실에서 2년간에 걸쳐 교통수단에 대한 저주파소음을 측정한 결과 90~110dB로 심각한 수준임을 밝혔다. 고속버스 내부의 저주파소음이 KTX나 시내버스, 지하철 보다 더 심했다. 측정 결과에 의하면 지하철 저주파소음은 주로 5~12.5Hz의 영역, KTX 저주파 소음은 주로 10~12Hz에서 최고의 소음레벨을 보였다.

저주파소음은 교통수단이나 풍력발전기 등 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생활 주변의 다양한 가전제품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물론 가청음 소음도 세탁기나 냉장고에서 발생하지만 저주파소음도 항상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보통 아파트에서는 깊은 잠을 자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아파트나 다층건물에서 이웃간의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는 층간소음 문제도 결국은 저주파 소음 문제이다.  식탁의자를 끈다든가, 물건을 떨어트린다던가, 뒤꿈치에 체중을 실어 걷는 사람이 집안에서 걸어다니면 방바박이 진동을하고 그러면 아랫집 천정에서 저주파음이 발생하여 심한 스트레스를 주게된다. 이 때 저주파음은 천정의 모서리 부분에서 더 심하게 발생한다. 특히, 층간 소음은 불규칙하여 예측불가하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더 강하게 미치며 아래층 주민의 입장에서는 위층 주민의 배려없는 무례한 행동으로 오인하여 쉽게 화를 내게 된다. 자기 집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탓할 수는 없으므로 공동생활에서 남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나 자신이 피해자이며 가해자이므로 바퀴없는 의자 발에 부직포를 붙이거나 헝겊 발을 싸주던가, 층간소음을 줄이는 매트 시공을하던가, 실내화를 신는 습관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저주파소음을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바, 우리도 소음진동규제법에 저주파소음규제를 포함시키고 소음진동규제법을 더욱 강화, 준수해야 할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가청소음이나 저주파소음에 노출되면 물리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더 받기 때문에 그 피해는 배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진정한 휴식을 통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주변의 다양한 소음 및 저주파진동을 조용히 잠재우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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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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