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악기
관악기는 튜브 내의 공기기둥의 진동으로부터 발생하는 소리를 활용하는 악기로서 현악기에서와 같은 울림통은 없다. 관악기는 목관악기(woodwind instrument)와 금관악기(brass instrument)로 나뉘는데 목관악기를 나무로 만들고, 금관악기를 금속으로 만든다는 의미는 퇴색하고 지공(指孔=finger hole)이 있느냐 없느냐와 립 리드(lips reed)로 소리를 내느냐 아니냐로 구별 가능하다. 금관악기는 립 리드로 소리를 발생하고 지공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
[립 리드 소리]
금관악기로는 트럼펫(Trumpet), 트롬본(Trombone), 튜바(Tuba), 나팔(Bugle), 호른(Horn) 등이 있으며 주로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 황동(brass)으로 만든다. 보통은 구리:아연의 비를 70:30으로 만들어 황금빛이 나도록 하되 특별한 경우 니켈을 첨가하기도 한다. 애석하게도 국악기에는 서양의 금관악기에 대응하는 악기가 거의 없다. 기중 직선관이기는 하지만 나발이 서양의 뷰글과 같은 종류의 금관악기라 할 수 있다.
[그림1] 금관악기- 트럼펫, 트롬본, 튜바, 나팔, 호른
금관악기의 기본구조는 다음 그림과 같이 마우스피스(mouthpiece), 튜브(tube), 벨(bell) 등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의 왼쪽 마우스피스에 입술을 대고 연주한다. 이때 입술의 힘을 빼고 투레질하듯 자연스럽게 공기를 뱉어내면 위, 아래 입술이 진동하면서 공기의 펄스(pulse)를 악기 안으로 불어넣고 이 펄스가 관속의 공기를 진동시킨다. 그러면 이 소리가 벨 부분을 통하여 외부로 방사됨으로서 악기음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림2] 금관악기의 기본 구조도
금관악기에서 입술로 소리를 발생시키는 것은 문풍지가 진동하는 것과 유사한 공기흐름의 역학이다. 단, [그림2]의 마우스피스로 공기 펄스를 계속 불어 넣으면 우측 플레어(flare) 부분에서 반사하여 마우스피스 쪽으로 진행함으로서 원래의 진행파와 간섭하여 정상파를 만들게 된다. [현악기의 원리 참조(http://soryro.tistory.com/102)]
[파이프(튜브) 공진음]
폐관의 기주진동
마우스피스에 립 리드로 연주하는 금관악기 내부의 기주진동은 기본적으로 폐관진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관이란 한 쪽은 닫히고, 다른 쪽은 열린 튜브를 말하는 것으로 마우스피스 쪽은 막히고, 벨 쪽은 열린 튜브로 간주된다.
그림3에서와 같이 길이 L인 폐관을 생각할 때 왼쪽 마우스피스쪽에서 우측 열린 부분으로 진행하는 펄스파와 반사파가 만드는 정상파는 열린 부분은 배(antinode)가 만들어지고, 닫힌 부분은 종진동하는 공기입자가 벽에 막혀 진동할 수 없는 사실로부터 유추할 수 있듯이 진동하지 않는 마디(node)가 된다.
따라서 기본진동은 파장이 4L이 됨으로 공기중의 음속을 c라 하면 f1=c/4L이 되며, 다음은 3배, 5배, 7배, 등 기본진동의 홀수배진동이 폐관의 고유진동이 되며, 이때 발생하는 소리의 주파수와 진동수가 동일하기 때문에 폐관에서 발생하는 소리도 기본주파수와 그 홀수배의 성분으로 구성된다. 아무튼 정상파로 설명하는 소리의 발생원리는 폐관의 고유진동 모드(mode)의 공진현상인 것이며, 음속 c는 온도 15도에서 340m/s로 주어진다.
[그림3] 폐관진동의 공기입자 변위 모드와 진동수
하여튼 금관악기의 폐관진동이론에 의하면 기본주파수음이 관의 길이에 반비례함을 알 수 있다. 즉, 관의 길이가 길어지면 저음이 발생하고 관의 길이가 짧아지면 고음이 발생한다. 이런 특성을 살리기 위해 금관악기는 실제로 관의 길이를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연주를 한다.
금관악기에서 관의 길이를 변화시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트롬본과 같이 Tuning slide를 밀고 당김으로써 관의 길이를 변화시켜 연주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그림의 트럼펫과 같이 밸브를 작동시켜 각 밸브에 대응하는 Tuning slide 길이만큼 관의 길이를 늘리고 줄이는 연주 방법이다. 특히, 트럼펫은 밸브가 3개이므로 |||, :||, |:|, ||:, ::|, :|:, |::, ::: 의 여덟 가지 경우의 수에 대응하는 음을 기본으로 연주할 수 있다. (:는 누름표시)
[그림4] 트럼펫의 각부 명칭과 밸브의 작동원리(www.ceciliomusic.com)
하여튼 금관악기나 목관악기나 대부분이 직선관이 아니라 휘어진 관을 사용하는데 이는 음정을 맞추어 제작하다보니 관의 길이가 길어지게 된 것을 연주하기 쉽고, 다루기 쉽도록 한 것이다. 관을 휘어지게 만들지라도 높은 배음성분 주파수만 2~3 cents의 변화만 있으므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팔(bugle)만은 길이 변화 없이 순전히 입술의 장력 조절 및 입김의 세기 조절만으로 음높이를 조절하게 된다. 평상시의 입김세기를 평취(平吹=flow)라 하고 강한 입김세기를 역취(力吹=overflow)라 한다. 아무튼 역취를 나팔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모든 관악기에서 역취기법으로 악기의 음역을 넓혀 연주하는 기법은 일반적이다.
금관악기의 특성
지금까지의 설명으로 금관악기의 소리 발생 원리를 이해할 수 있으나 이외에도 금관악기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다.
금관악기의 배음이 폐관과 같이 홀수배음 구조로 된다고 [그림3]에서 살펴보았다. 그러나 홀수배음은 풍부하지 못하고 건조한 느낌이며 7배음은 부조화하기 때문에 폐관구조를 극복하고 모든 정수배의 배음이 발생하도록 금관악기를 개선하였다.
미국의 유명한 음악음향학자인 John Backus에 의하면 금관악기의 마우스피스는 Helmholtz의 기구공명기(cavity resonator)와 같이 작용 즉, 관(tube)의 유효길이를 길게하는 마우스피스효과(mouthpiece effect)로 폐관의 고음부 홀수배음 주파수를 낮춰 기본음의 정수배음이 되도록 기여한다고 했다. 또, 금관악기의 벨은 벨 효과(bell effect)로 저음 홀수배음 주파수를 높은 쪽으로 이동시켜 기본음의 정수배음 구조를 갖도록 기여한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들 마우스피스효과와 벨효과의 도식적인 기여를 [그림5]에 나타냈다.
[그림5] 마우스피스효과와 벨효과의 도식과 페달톤 및 배음열(from Hyperphysics)
벨은 음향적으로 외부로 소리가 원통관 보다 더 잘 방사되도록 하면서 금관악기의 유일한 특성인 페달톤(pedal tone)을 발생시킨다. [그림5]에서 보여 지는 바와 같이 페달톤은 벨과 마우스피스효과 때문에 형성된 정수배음 배열의 기본음 주파수이지만 기주 공진음은 아니다. 벨 효과가 주어질 때 최저공진음이 고음부로 최대 이동은 하지만 여전히 배음열까지 이동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유용하지 못한 음으로 남게 된다.
하여튼 연주자의 입술을 페달톤의 주파수로 진동시키면 모든 정수 배음이 발생하며 결국 페달톤의 음높이를 갖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페달톤을 가상기본음(fictitious fundamental)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금관악기에서는 매우 강력하고 유용한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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