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애뜻하게 그립고 수시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이다.
우리 아버지는...
목수 였습니다.
나무로 지게도 만드시고
싸리나무로 닭장, 소쿠리를 만드시고
누에 채반에 어링이도 만드시고
고무래를 만드시고
써래도 만드시고
도리깨며 쟁기도 만드셨으니까요.
우리 아버지는...
공예가 였습니다.
겨울에는 새끼를 꼬시고
가마니를 짜시고
둥구먹, 바구니를 만드시고
짚신이며 멍석을 만드셨으니까요
우리 아버지는...
전사 였습니다.
낫으로 풀을베시고
톱으로 나무를 짜르시고
도끼로 나무를 쪼갰습니다.
농약으로 병균을 박멸하시고
곤충들과 화학전을 치르셨으니까요.
우리 아버지는...
원예가 이셨습니다.
채소씨를 거두고
계절에 맞춰 밭을 일궈 씨를 뿌리시고
때에 따라 가꾸어 어머니께 드렸으니까요
우리 아버지는...
동물애호가 셨습니다.
닭을 기르시고
병아리 달걀 둥지를 만드시고
토끼장을 만들어 토끼를 기르시고
특히나 소에게는 소죽, 털고르기, 덕섶입히기까지
모든 정성을 다 쏫아 부으셨으니까요
우리 아버지는...
엔지니어 이셨습니다.
TV를 켜시고 라디오를 들으시며
고장난 자전거며 리어카를 잘 고치셨으니까요
우리 아버지는...
마술사 이셨습니다.
침묵으로 자식을 키우시고
흙속에서 쌀을 만드시고
감자며 고구마를 땅속에서 꺼내시고
장에만 가시면 돈을 마련해 오셨으니까요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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