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음향학이란 청각기관으로 소리를 어떻게 듣는가를 다루는 학문 분야로서 다양한 인간 감각을 다루는 정신물리학의 한 분야이다. 소위 베버-페히너 법칙은 인간의 여러 감각에 적용되는 법칙으로서 정신물리학의 법칙이다. 이런 의미에서 베버-페히너 법칙은 인간의 다양한 행동근거, 판단의 근거, 느낌의 정도 등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인간 감정으로의 확장도 가능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인간감정에 대한 객관적인 측정단위를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소리의 높이(pitch) 즉, 음고(音高)에 대한 청감각의 물리적 자극량은 소리의 주파수(frequency)이다. 주파수는 소리에 관련한 어떤 물리량이 1초 동안에 주기적 변화하는 횟수로써 단위는 Hz(Hertz=회/초=cycle/sec)이다. 여기서 어떤 물리량은 매질입자의 변위일 수 있고 매질입자의 속도일 수 있으며, 매질입자의 가속도 또는 매질내 한 점에서의 압력변화일 수 있다. 아무튼 소리의 높이가 주로 주파수에 의존하기는 하지만 소리의 크기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이는 소리의 크기가 음압레벨 이외에도 주파수의 영향을 받는 것과 유사하다.[심리음향학1-소리의 크기-참조]  [그림1]에 보면 동일 소리의 크기에서는 주파수가 높을수록 높은소리가 되고 주파수가 낮으면 낮은 소리로 듣는 것은 맞지만, 1kHz 소리를 기준으로 주파수가 높은 경우는 각 주파수음에서 소리의 크기가 커질수록 높은 소리로 듣기고, 1kHz의 소리보다 낮은 각 주파수의 소리는 소리의 크기가 커지면 오히려 소리의 높이가 낮아진다. 이는 주파수만이 아니라 소리의 크기에 따라서도 음고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1] 음압레벨(소리의 크기) 및 주파수와 소리의 높이 관계(from 오세진[보청기 개론])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나 음악을 연주하거나 음계이론을 다룰 때에는 소리의 크기효과를 감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파수로만 소리의 높이를 다루고 표현한다. 소리의 크기를 다룰 때는 등감곡선(equal loudness curve)에서 보는 바와같이 주파수에 따른 청감효과를 고려하지만 소리의 높이를 다룰 때에 [그림1]에서 보는 바와같이 크기에 의한 영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파수만으로 다루는 또 다른 이유는 베버상수에 있다. 즉, 베버상수는 작을수록 더 민감한데 음압레벨로 주어지는 소리크기에 대한 베버상수는 1/20인데 반하여, 주파수로 주어지는 소리의 높이에 대한 베버상수는 1/333로써 소리의 높이에 대한 청각이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한편, 외이와 중이를 거쳐 청각세포가 분포한 달팽이관에 도달한 소리는 스펙트럼으로 분석되어 듣긴다. 이때 난원창 근처의 청각세포는 20000Hz의 고주파음에 의해 자극받고, 달팽이관의 끝에서는 20Hz의 저주파음에 의해 청각세포가 자극 받아 소리를 듣게된다. 따라서 건강한 젊은 남녀가 들을 수 있는 가청음역은 20Hz~20kHz가 되는 것이다. 이 가청음역을 [표1]에서와 같이 10개 내지 11개의 옥타브(Octave: f-2f)로 나누어 다룬다. 

 

                            [표1] 가청영역의 옥타브 분할 및 각 옥타브의 중심주파수(Hz)

 

 옥타브는 음역을 나누어 소음( noise)을 분할 측정할 때를 제외하고는 주로 음악에서 다루어진다. 피아노에서는 88개의 건반에 옥타브 번호를 0에서 8까지 붙여 음악적인 음 높이를 나타낸다. 피아노의 좌측 끝 건반은 (27.5Hz)이고  맨 우측 건반은 (4186Hz)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옥타브 개념으로도 음높이를 나타낼 수 있지만 구역별로 나타낸다는 약점이 있고 옥타브 내의 각 음정들은 등간격으로 배열되지 않는다. 때문에 두 음정 사이 또는 두 주파수음 사이의 음악적 간격(interval)을 센트(Cent)로 나타낸다. 센트는 한 옥타브를 1200 등분한 값으로 정의하므로 주파수에 대한 의 센트는 다음과 같이 구해진다.

                                  

 이는 음압레벨의 Logarithm 식과 유사한 식으로 음정차이를 나타낸다.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을 보면 소리의 높이를 제대로 표현하는 물리적인 단위는 없다. 옥타브나 센트나 모두가 베버-페히너 법칙에 따른 감각의 로그함수적인 관계는 유지하지만 진정으로 감각에 맞추어진 소리의 높이를 나타내지는 못한다. 이에 1937년도에 Stevens et al.에 의해 소리의 높이(pitch)에 대한 감각적인 단위가 연구되고 제안되었다. 소리의 높이가 주파수의 함수이기는 하지만 로그좌표적인 선형성을 갖지도 않기 때문에 청취자들의 느끼는 소리높이를 통계적으로 처리하여 mel이란 단위를 설정하였다. mel은 음조를 나타내는 melody에서 따온 것으로써 소리의 높이(pitch)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그림2] 주파수에 대한 소리의 높이의 관계 그래프(from Wikipedia)

 

 [그림2]는 Stevens et al.이 각 청취자의 가청하한치 보다 40dB 더 강한 소리의 세기로 각 주파수의 순음(pure tone)을 들려주고 느끼는 음높이를 기록하여 구한 그래프이다. 1000Hz의 소리의 높이를 1000mel로 놓고 그 10분의 1의 높이를 100mel, 두 배  더 높으면 2000mel 이라고 하는 방식으로 여러 청취자의 의견들을 종합하여 구하게 된다. [그림2]를 보면 소리의 높이가 주파수의 로그좌표에 선형적이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또, 이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위와 같은 측정을 반복하여 다른 결과를 얻기도 했지만 위 [그림2]의 그래프를 가장 많이 인정하고 선호하고 있다. 위 그래프로부터 mel을 나타내는 실험식이 다음과 같이 구해졌다.  

 

                                      

 이로써 심리적인 소리의 높이에 대한 감각적인 단위 mel이 도입되고 활용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단위가 주어진다는 사실은 정량화가 가능해 진다는 의미가 되기는 하지만 감각에 결부된 심리적인 양은 여전히 개인적인 차이를 통계처리라는 방식으로 무시한다. 이는 평소의 개개인의 감정상태, 개인취향, 성장배경 등 등 에 따른 요소까지 포함한 심리적 요소의 정량화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설사 누군가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다양한 감정적 요소들을 포함한 정량화를 시도한들 인정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결국 인간의 정신이 집단동기화가 되느냐 아니냐 하는 본질적인 문제와 결부된다.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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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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