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리는 둘 다 파동이라서 유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혀 다른 물리적현상이며 그 성질도 서로가 딴 판이다. 빛은 전자기파의 일종으로 전하의 가속도 운동 때에 방사되는 파동이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수직으로 교차 생성하면서 에너지를 운반하기 때문에 매질이 없는 진공에서도 전파가 가능하다. 보통의 공기나 물, 유리같은 매질을 통과 할 경우, 이 매질들이 오히려 빛의 전파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동한다. 하여튼 빛은 이 전자기파 중에서 눈으로 감지 가능한 전자기파를 지칭한다. 빛은 눈의 시각으로 감지되며 소리는 귀의 청각으로 감지된다. 소리는 앞에서 여러 번 언급한 바와같이 물질의 역학적인 진동으로써 물질에서 물질로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로 에너지를 교환하면서 공간으로 전파하기 때문에 물질이 있어야만 전파 가능하다.  

 

 우리가 생활하는 주변에는 참으로 다양한 소리가 끊임없이 버글거린다. 우리는 이 소리를 언제나 듣게된다. 눈은 눈꺼풀을 이용해서 빛을 차단 할 수가 있지만 귀는 언제나 열려 있어서 소리가 자유롭게 고막으로 들어온다. 물론 주의를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소리를 듣지 못하고 지나칠 수도 있으나 오래 지속할 수는 없다.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소리를 청취(Listen)하고 있다. 이는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청취를 두가지 즉, 분석적 청취 (Analytical listening)와 비평적 청취(Critical listening)로 분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 분석적 청취

 

 대화 소리의 의미를 파악하는 청취와 어투, 크기, 리듬, 억양 등에서 감정적인 상태를 인지하는 청취, 음악이 슬프다거나 즐겁다거나 엄숙하다고 느끼는 청취, 동물들의 소리를 들을 때 위급한 상황의 소리인지, 도움을 청하는 소리인지, 위협하는 소리인지와 같이 상황을 파악하는 청취가 분석적 청취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언어는 단어적인 의미를 갖고 있고 같은 생활 집단이나 민족은 그 의미를 공유함으로써 대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무의식적인 언어 생활이 곧 분석적 청취를 바탕으로 유지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어투나 억양을 바꿈으로써 동일한 문어체적인 단어의 의미에 다양한 감정을 실어 전달할 수가 있다. 간단하게 '예'라는 대답 하나에도 다양한 감정을 실어 표현할 수 있다. 보통의 복종하는 의미, 불복종의 의미, 마지못하다는 의미, 긍정의 의미, 못 알아 들었다는 의미, 놀라는 의미, 비꼬는 의미 등 등을 표현할 수 있다. 하여튼 표현은 언어로 하지만 이들을 알아 듣고 의미와 상황을 알아채는 청취가 있어야 대화가 이루어진다. 이때의 청취가 분석적인 청취이다. 

 음악이나 어떤 행동에서 나오는 소리도 분석적 청취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음악은 악기로 나타내는 소리인데 그 속에서 다양한 감정의 상태를 알아챌 수 있다. 또, 새나 네발 동물들이 내지르는 소리나 의도적으로 내는 소리를 들을 때도 그들의 상황이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개들이 아플 때 내는 소리, 깨갱하고 항복 또는 슬퍼하는 소리, 낯선자의 침입을 주인에게 알리는 소리의 의미를 알아 챌 수 있다. 

 

 

2) 비평적 청취

 

  똑같은 음악소리를 녹음할지라도 테이프 종류에 따라서 재생음 음악소리가 다르게 청취되고, CD녹음음과 LP 판의 소리가  다르게 듣기는 것은 비평적 청취를 하는 행위이다. 지휘자는 자신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 비평적인 청취를 주로 할 것이고, 분석적인 청취는 잠깐씩만 순간 순간 행하게 될 것이다. 언제 어떤 악기를 연주해야 하는지, 어느 주자가 실수를 하는지 등을 살피는 청취 즉, 비평적 청취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악기음이 제대로 발생하는지, 각 연주자의 연주 음정이 제대로인지 등과 같이 감정을 배제하고 듣는 비평적 청취는 음원 자체에 대한 정보를 알아채는 청취이기도 하다. 다시말해 어떤 소리를 듣고 그 소리가 고양이 소리라던가, 어머니의 목소리라던가, 자동차의 크락션 소리라던가, 그 크락션 소리를 내는 차종을 알아 챈다든지, 감기걸린 목소리라고 알아 채던지, 나무 쓰러지는 소리라던지, 세탁기 소리라고 눈치채는 청취가 곧 비평적 청취라고 할 수 있다. 

 소리를 재생하기 위해서는 마이크(Microphone), 녹취음 저장장치, 증폭기(Amp.)와 스피커가 기본적으로 필요한데 이들 제품의 성능과 재생능력을 평가하는 것도 결국은 비평적 청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Audio 전문가들도 결국은 비평적 청취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음악평론가는 분석적청취에 좀 더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청취 능력을 키우고 소리에 대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비평적 청취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청취를 분석적 청취와 비평적 청취로 분리하여 고려함으로써 일반인과 소리전문가의 영역을 분명히 할 수 있다. 일반인은 자체적으로 분석적 청취에 익숙하며 소리전문가는 비평적 청취에 익숙하다. 따라서 일반인이 분석적 청취를 통하여 파악한 사실, 느낌, 감정, 상황은 우열의 다툼이 불필요하며 개인적인 결론을 존중하면 된다. 쉽게 말해서 자기의 18번은 우열이 없으며 남들의 18번과의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18번은 분석적 청취에 의해 선택된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가수들의 경연과 순위를 정하는 프로가 많다. 이 경우에 일반인들이 비평적 청취를 시도하도록 유도하는 경향이 있고 또, 그런 방향으로 투표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보다는 일반인들로 하여금 분석적 청취를 하도록 의도적으로 방송의 주최자들이 요청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비평적 청취로 소리를 연구하는 전문가가 호랑이 포효소리를 스펙트럼 분석(spectrum analysis) 하여 호랑이 소리에는 토끼같은 초식동물들에게 원초적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이나, 층간소음 자체를 분석하고 해결하려는 자세 이외에 당사자들의 소음 갈등까지도 중재하려고 덤비는 행동은 월권행위라고 할 수 있다. 즉, 전기적 신호화한 소리해석을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 비평적 청취로는  동물이나 사람의 감정이나 상황을 파악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의 견해란 다름아닌 전문가 자신의 분석적 청취 경험을 바탕으로 대충 넘겨 짚는 것에 불과하다. 다시말해 일반인의 견해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분석적 청취에 관한한은 일반인도 조금만 신경쓰면 언어능력의 획득처럼 숙달될 수 있고, 스스로 내린 결론에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재생 특성에 대한 비평적 분석도 마찬가지이다.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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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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