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소리 3]

 

  비행기의 소음은 너무나 커서 공항 주변의 생활은 고통스럽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며 음속을 돌파하는 경우, 마치 보트가 물위를 달릴 때 만들어지는 파와 같은, 충격파인 N파가 발생한다. 이 충격파가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유리창을 뒤흔드는 소리를 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듣기좋은 소리나 듣기를 원하는 소리를 들을 때는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 실제로 가축이나 가금도 음악을 들려주면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우유나 알을 더 생산하고 비육도 눈에 띄게 좋아진다고 한다. 그러니 원치 않는 소리인 소음은 그 반대현상이 나타날 것은 자명하다.

 

 소리의 세기나 압력을 재는 단위는 데시벨(dB=deci Bel)이다. 제트비행기에서 1초에 발생하는 소리에너지는 10의5제곱 와트이고, 로켙이 발사될 경우의 소리에너지는 10의7제곱 와트가 된다. 반면에 사람이 속삭이는 소리는 10의-10제곱 와트이고, 한사람이 크게 소리를 지를 때는 10의-5제곱 와트의 소리에너지가 방출된다. 즉, 제트비행기에서 나오는 소리는 개인의 고함소리의 10의10제곱배=100억배의 소리이므로 한대의 제트비행기에서 나오는 소리에너지는 60억의 세계인이 동시에 고함을치는 소리에너지 보다도 더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비행기의 소음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계산은 흥미롭다. 월드컵 축구장에 10만 관중이 모여서 있는대로 함성을 10초간 지를 경우, 불과 10주울 = 2.4cal의 소리에너지 만이 공간을 헤매는 것이다. 그러니 간간히 함성이 터져나온다면 경기내내 200초 정도 소리를 질렀다고 볼 때, 48cal의 열에너지와 같은 소리에너지가 방출되는 것이다. 이는 20도의 물 1gram을 68도로 올리는 에너지로서 겨우 반숙의 계란후라이 하나를 할 수 있을 정도인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사람들 목소리 자체 에너지로 인하여 공기가 너무 뜨거워지기 때문에 얼굴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속담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이 있다. 주행성이냐 야행성이냐를 의미하는 것이겠지만 다시 짚어보면 매우 과학적인 말이다. 낮에는 지면 근처의 온도가 높고 밤에는 온도가 지면근처가 오히려 낮아서 소리의 전달속도가 위와 아래가 다르기 때문에 굴절이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낮에는 소리가 위로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새가 잘듣고, 밤에는 소리가 땅으로 깔리는 경향이 있어서 땅에 기어다니는 쥐가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추운날 소리가 멀리 까지 전달되고 더운날이나 사막에서 소리가 멀리까지 전달되지 못하는 것과 같으며, 도시근교에서 밤에 도시의 웅웅거리는 소음이 더 잘 들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그림] 낮과 밤의 소리의 굴절(Low, High는 온도, 아래는 지면)

 

  서부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은 인디언이 귀를 땅에 대고 상대의 말발굽 소리를 듣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행위는 지극히 타당한 것이다. 소리는 공기중으로 전달 될 경우보다 땅으로 전달될 때 방해를 덜 받기 때문에 더 멀리 까지 전달 될 수 있으며, 더 빠르게 전달된다. 그러기에 턱을 땅에 대고있는 개는 먼곳의 낌새를 일찍 느낄 수 있다. 인간의 낌새능력은 2m 정도에 불과하고 검도의 명인 정도라야 사방 6m 정도의 낌새를 챌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여년 쯤 사회에서 격리된 인간이 인도에서 발견된 경우가 있었는데 그는 200m 거리에서도 다른 인간의 낌새를 알아챘다고 한다.

 

                    [그림] 성 바울 성당의 속삭임의 회랑(위쪽으로 돌아가는 난간과 벽 사이 회랑)

 

  산에서 소리 지를 때 듣기는 메아리가 소리반사의 대표적인 예다. 소리도 반사를 한다. 영국 런던의 성 바울 성당에는 유명한 속삭임의 회랑이 있다. 직경이 32m 인 원형 돔으로 되어 있는 이 성당의 한쪽에서 사람이 벽을 향해 속삭이면 반대편 벽 가까이에 서있는 사람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는 벽을 따라 소리가 여러번 반사하여 전달 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치형 다리의 아래에서도 이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큰 벽앞에 서서 박수를 치면 정면반사가 일어나 소리의 반향을 들을 수 있는데 곧바로 박수소리가 수분의 1초 후에 갑자기 낮은 소리로 변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짧은 파장의 소리가 벽에서 반사하여 사람의 귀 근처에서 간섭하기 때문이다. 즉, 벽으로 부터의 거리에 따라 듣는 소리의 높이가 달라진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 보면 비행기가 머리위를 나를 때, 지면의 반사음 때문에 키가 큰사람은 작은 사람보다 더 낮은 음(약한 음이 아니고 파장이 긴 음)을 강하게 듣게 된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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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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