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현악기

 악기는 음악 음을 발생시켜 사람의 희(喜), 노(怒), 애(哀), 락(樂)의 감정을 때에 따라 어루만지거나, 상승시키거나, 잊어버리거나, 푹 빠지게 한다.

 악기는 크게 줄의 진동을 이용하는 현악기, 공기기둥의 진동을 이용하는 관악기, 손이나 다양한 채로 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타악기로 분류한다. 이들 중에 현악기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다.

 

                                        [그림 1] 거문고, 가야금, 아쟁, 해금, 양금(칠현금)

 국악현악기는 6줄의 거문고, 12줄의 가야금, 공명통이 가장 큰 7줄의 아쟁, 두 줄을 활로 켜는 해금, 철사를 걸어 대나무채로 쳐서 소리 나는 네모진 7줄의 양금 등이 있다. 양금을 제외한 국악현악기는 모두 명주실을 꼬아 만든 줄을 사용한다.

 서양현악기는 바이올린족에 속하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와 기타, 하프, 피아노 등이 있다.

 

                         [그림 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기타, 하프, 피아노

 국악 현악기는 처음에 만들어진 이 후 크게 변하지 않은 채 전승되고 있는 반면에, 서양 현악기는 현재의 모양을 갖추기 까지 다양한 이전 모양을 거쳐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렇지만 현악기의 연주법은 동서양이 매우 유사하다. 활로 켜거나 손이나 채로 튕기거나 해머나 채로 두드리는 연주법에 공통성이 있다.



현의 진동

 현은 줄을 의미한다. 철사 줄이던지 명주 줄이던지 줄에는 당기는 힘인 장력이 주어져야 진동이 가능하다. 즉, 팽팽하게 당겨져야만 진동할 수 있다. 현악기에서 장력을 유지하기 위해 줄의 양쪽을 단단히 고정한다. 그러므로 진동하는 줄의 양끝은 진동할 수 없다. 이는 현의 진동을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전제이다. 

 

                                                           [그림 3] 현의 진동력

 [그림 3]과 같이 팽팽한 줄을 위쪽으로 변위 x만큼 손으로 당기면 장력에 의한 복원력이 주어진다. 이때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힘인 복원력은 변위 x에 비례한다. 이와같이 변위 x에 비례하는 힘을 harmonic force라고 부르며, 진동을 유발하는 힘이 된다.
                             

             
 아무튼 현의 진동을 물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상파(standing wave) 개념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현의 진동은 정상파진동임을 이해하는 것이 현의 진동을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파장(파의 길이)이 같고, 진폭(A)이 동일한 두 파동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며 만나면, 간섭현상에 의해 진폭이 2A이고 파장이 같은 정상파가 만들어진다. 정상파는 일명 정지파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파동이 진행하지 않고 정지한 채, 배(antinode) 부분만 2A 진폭으로 진동하기 때문이다. 배와 배 사이에는 마디(node)점이 있는데 마디 점은 위치변화 없이 즉, 진동하지 않고 가만히 정지해 있다.

 

                                                                 [그림 4] 정상파
 
 현을 진동시키기 위해 양쪽 긑을 고정해서 진동하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는 양끝은 언제나 마디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됨을 알 수 있다. 다음은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는 두 파동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면 현이 정상파 진동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아래 [그림 5]의 (a)와 같이 양쪽이 고정된 줄이 있고, 일부분을 튕겨 10cm 변위 시켰다면 (b)와 같이 변위가 5cm 되는 파동이 양끝으로 전파된다. 양쪽으로 진행한 파동은 양끝에서 위상이 반전된 채 반사된다. 반사파는 (c),(d)와 같이 진행하며 정상파를 만들고, 다시 각 파동이 양끝으로 진행한 후에 위상이 반전되어 (e)와 같이 반사, 진행하여 정상파를 만들게 된다. 즉, 줄의 한 부분을 튕기거나 채로 치거나 활로 긁으면 둘로 나뉜 파동이 반대방향으로 진행, 반사, 진행, 반사를 반복하면서 정상파를 형성하며 진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5] 현의 정상파 형성


 줄의 길이에 비해 변위가 작은 경우에 대해 개념적으로 정상파 형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악기의 경우 줄의 길이가 비교적 작고 변위가 크기 때문에 줄의 중앙을 당기면 양끝이 마디인 정상파가 [그림 6]의 (a)처럼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줄을 따라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는 파동이 정상파를 만든 것이다. 하여튼 줄의 길이가 L인 경우 양끝이 고정되어 마디가 되기만 하면 줄의 정상파 형성에 대한 조건을 만족함으로 다양한 진동모드가 형성된다. 즉, (b), (c), (d) 등과 같이 줄 안쪽에 마디점이 1개, 2개, 3개.... 씩 생김으로써 진동수가 다른 정상파가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림 6] 현의 정상파 진동 


  [그림 6]에서 L은 줄의 길이이며, v는 파동이 줄을 따라 전달되는 속도이다. f1이 기본진동수로서 각 진동모드 중에서 가장 진동수가 작고, 진폭이 가장 크다. 그 외에 진동수가 기본진동수의 정수배가 되는 배진동의 진폭의 상대적 크기는 줄, 악기모양, 악기의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르다.

 줄을 튕기거나 활로 문지르면 기본진동과 배진동이 모두 발생하여 복잡한 모양으로 진동한다. 줄이 진동하면 다시 주변의 공기를 진동시켜 소리가 발생하게 되는데 줄의 기본진동수와 배진동수의 상대적 진폭의 크기를 갖고 방사됨으로 이들 각 성분파의 합성모양의 파형을 갖는 소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소리의 파형에 따라 음색이 달라지는데 악기마다 음색이 서로 다른 이유가 줄의 기본진동과 배진동 모드의 진폭의 상대적 크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엄밀하게는 진폭의 제곱비이며, 더 정확하게는 각 진동에너지의 상대적 비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줄의 진동에 의해 발생하는 소리는 약하기 때문에 무대 악기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소리의 세기가 더 커야 한다. 이 때문에 현악기는 울림통을 활용하여 발생하는 소리를 증폭시킴으로써 악기로서의 기능을 갖게 된다.

 뉴톤에 의하면 당겨진 줄을 따라 파동이 전달되는 속도는 장력을 T, 선밀도를 d 이라고 할 때, (T/d)의 1/2제곱이 된다. 따라서 길이 L인 줄의 기본진동수는 f1=(1/2L)Root(T/d)가 된다. 기타에 이 관계식을 적용하여 해석하면 실제 상황과 잘 맞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 개 줄을 짧아지도록 코드를 잡으면 L이 작아져 f1이 증가한다. 즉, 고음이 발생한다. 또, 한 개 줄을 팽팽하게 당길수록 T가 커져서 고음이 발생한다. 그리고 개방음을 들을 때, 줄이 가늘수록 d가 작아져 f1이 고음 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여튼 현악기를 연주하는 공간의 온도나 연주전후의 상승 온도차에 따라 줄의 길이가 선팽창효과로 늘어나면 장력이 감소하고, 따라서 기본진동수가 감소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Violin

 현악기인 피아노가 음높이를 맞추는 주선율악기이기는 하지만, 양털 망치로 현을 때리도록 만들어진 건반악기로써 현의 진동방법은 단조롭다. 또, 현의 진동이 오래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피아노곡은 대체로 템포가 빠르다. 반면에 바이올린은 활로 켜는 방법이 주되기는 하지만 손으로 뜯거나 활로 때리는 등 연주법도 다양하고, 휴대가 쉬워 모바일이 대세인 현대에 어울리는 현악기가 아닌가 싶다.
                  

 

                                                  [그림 7] 바이올린 구조와 각 부분 명칭

 바이올린의 구조는 [그림7]과 같다. 4개의 줄이 Peg(줄감개)에 연결되어 있고 이는 Fingerboard를 지나 Bridge에 걸쳐져 Tailpiece에 연결된다. G3,D4,A4,E5에 해당하는 개방음을 내는 4개의 현은 줄감개로 장력을 조절하여 튜닝(Tuning)한다. 바이올린 줄의 장력은 대략 20~25kg의 무게 정도이며, 줄의 길이 L은 줄감개에서 Bridge 까지로 잡아야 한다.

 

                                                 [그림 8] 바이올린 줄의 진동력

 튜닝된 줄을 활로 문질러 연주하는데 가공 송진가루를 묻힌 말총(horse hair)과 줄 사이의 마찰력과 변위된 줄의 복원력이 실을 반복 진동시키고 소리를 발생시킨다. 즉, 활털이 위로 올라가면서 마찰력으로 줄을 끌어당기게 되고 어느정도 변위가 일어나면 장력이 증가하여 그 합력인 복원력이 마찰력보다 커지는 위치에서 줄은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고, 내려오면 마찰력이 더 커서 다시 줄이 활의 운동방향으로 올라가고, 복원력이 커지면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하며 진동한다.  이는 [그림 3]에서 주어지는 복원력과 동일한 복원력이다. 단, [그림 8]의 마찰력과 [그림 3]의 손으로 당기는 힘의 역할은 줄을 변위시키는 것으로 서로 기능이 같다. 

 그러나 이 현의 진동에서 직접 방사되는 소리는 약하기 때문에 울림통을 활용한다. 줄의 진동폭은 활을 문지르는 속도와 활을 문지르는 위치가 Bridge에서 얼마만큼 떨어져 있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진폭이 클수록 소리는 커진다. 하여튼 줄의 진동은 Bridge를 통하여 상판에 전달된다. 또, 상판에 전달된 진동은 상판과 하판을 연결하는 버팀목(soundpost)을 통해 하판에 전달된다. 상하판에 전달된 진동은 두 판을 진동시키게 되고, 따라서 소리가 두 판에서 발생하여 f홀을 통해 방사된다. 이 때문에 현악기임에도 큰 소리가 날 수 있는 것이다.

  현악기의 상하판 진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주는 연구는 이미 수 없이 수행되었다. 특히, 바이올린의 상하판 재료는 유럽산 단풍나무를 많이 사용하는데 18세기 초에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만들 때, 기후가 추워서 나무가 여물게 성장하여 음정변화가 적은 여성적인 음색의 명기를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는가하면, 당시에 나무벌레로부터 바이올린을 보호하기위해 화학처리를 하는 바람에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독특한 음색이 만들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주장이 맞던지 간에 상하판의 재료가 악기의 음색과 음량을 결정한다는 사실만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남성적인 음색의 과르네리, 그 외에 토노니, 과다니니, 데스토네 등 명품을 가르는 기준은 상하판의 공진이 어떤 음색을 발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악현악기도 오동나무로 울림통을 만들어 안족(雁足)을 통해 들어오는 현의 진동을  증폭시키기는 하지만, 서양의 악기만큼 판의 진동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음향장비의 도움 없이 무대에서 연주하기에는 음량이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국악현악기의 판진동을 활용하기 위한 구조개선 및 음홀을 배치하는 연구가 있어야 한다.

                                                                                      ------------ by Dajaehun

'소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관악기의 원리  (7) 2012.02.12
금관악기의 원리  (5) 2012.01.29
국악 음계이론  (0) 2011.11.22
서양 음계이론  (0) 2011.11.11
음성분석기-프라트(PRAAT)  (3) 2011.07.17
Posted by 다재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