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의 구조와 청각

인간은 시각을 통해 전체 정보의 80 내지 90% 이상을 받아들인다고 주장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 소리 없는 무성화면 만으로는 정보전달이 온전하지 못함을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청각을 통한 정보전달의 절대량은 부족할지라도 청각의 도움 없이는 시각적인 정보전달도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시각은 내 눈으로 들어오기 직전에 최종적으로 반사시킨 물체에 대한 정보를 전해준다. 즉, 눈에 보이는 것만 볼 수가 있다. 그러나 귀는 직접 소리를 방사하는 물체에 대한 정보를 감지할 수 있게 한다. 즉, 소리는 반사체의 정보를 우선 전달한다기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직접 음을 방사하는 음원의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귀의 구조(structure of ear)

귀는 외이, 중이, 내이로 나뉜다. 외이는 귀바퀴, 외이도로 구성되고 중이는 고막, 청소골로 구성된다. 내이는 세반고리관과 달팽이관으로 이루어 진다.   
      


                                                          [그림 1] 귀의 구조

소리는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파동이다. 소리는 주파수와 진폭, 스펙트럼으로 표현된다.
주파수는 1초에 진동하는 횟수로써 Hz 단위를 갖고 소리의 높이를 결정한다. 사람은 20Hz의 저음에서 20kHz의 고음을 들을 수 있다.
진폭은 음압과 관련된 것으로 데시벨(dB)로 나타낸다고 생각해도 된다. 사람은 0dB의 약한 소리부터 약 130dB의 강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스펙트럼은 음색을 나타내는 것으로 악기음을 구별한다던가 누구의 목소리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바로 음색이 다르기 때문으로 기억의 도움이 필요하다.    

 

귓바퀴 (pinna)

귓바퀴는 전방부에서 오는 소리를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귓바퀴가 큰 사람이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다. 동물들이 귓바퀴를 쫑끗 세운다던가, 소리나는 쪽으로 귓바퀴를 움직이는 것이나, 사람이 두 손을 귓바퀴에 붙이는 행위가 곧 귓바퀴로 소리를 모아 외이도로 보내기 위한 것이다. 즉, 귓바퀴는 소리의 음량을 증대시켜 큰소리가 고막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외이도(external auditory canal)

외이도는 모아진 소리를 고막으로 유도하는 터널과도 같다. 외이도의 체적은 대략 1cc 정도로서 2500~3000Hz의 소리에너지를 공진효과로 4배 정도를 증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소리의 크기로는 6d 이상을 증대 시키는 것이다.

귀지(ear wax)

외이도에는 물이나 세균으로부터 귓속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귀지가 만들어진다. 귀지는 외이도에서 분비되는 오일과 습기, 죽은 세포 등이 뒤섞여 만들어진다. 귀지는 습한 것과 건조한 것으로 나뉘는데 개인적인 차가 있지만, 아시아 사람은 건조한 귀지가 대부분이다.

귀지는 적으면 감염의 위험이 있고 너무 많으면 청력손실의 우려가 있다. 따라서 1년에 한 두 번은 귀지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고막(ear drum)

고막은 중이에 속하며, 중심부가 중이 안쪽으로 약간 솟은 원추형이다. 전면의 모양은 가로 장축이 9mm, 세로 단축이 8mm 정도인 약한 타원형이고 면적은 대략 0.9cm2이며, 두께 0.1mm인 은백색의 반투명한 막으로서 안쪽으로 가면서 피부층, 섬유층, 점막층의 세 겹으로 되어 있다.

고막의 기능은 외이도로 들어온 소리 즉, 공기의 진동을 인체 조직의 진동으로 변환시키는 것으로 소리를 인체로 받아들이는 창과 같다. 일반적으로 고음부터 청력이 약해지지만 고막에 구멍이 생기거나 찢어지면 저음이 잘 듣기지 않는다. 손상된 고막은 재생되기도 하지만 재생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누에고치 실로 만든 인공고막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고막은 귀로 들어온 소리를 받아들이지만 일부를 반사시킨다. 실제로 외이도에 마이크를 놓으면 고막으로부터 반향되는 소리를 잡을 수 있다. 하여튼 고막으로 들어온 소리는 그 에너지가 15배나 증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소리의 크기로 12dB을 증가 시키는 것이다.

청소골(auditory ossicles)

청소골은 이소골이라고도 불리며 우리 몸에서 가장 작은 뼈라고 할 수 있다. 포유류만 3개의 뼈로 귀속 뼈가 구성되는데 그 모양에 따라 망치뼈, 모루뼈, 등자뼈라고 부른다. 망치뼈의 자루 부분이 고막에 붙어 있고, 망치뼈와 모루뼈, 모루뼈와 등자뼈 사이는 연골이 있는 관절구조로 연결되어 있고, 등자뼈의 두 갈래 끝이 달팽이관의 계란모양인 난원창에 붙어 있다. 망치뼈와 등자뼈는 주변 뼈에 인대로 붙어 있다.

청소골이 일직선으로 있지 않고 접혀있고, 관절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갑자기 고막에 충격음이 가해질 때 완화시키는 기능이 있다. 즉, 스프링과 같은 복원력으로 완충작용을 한다. 또, 큰소리가 들어오면 등자뼈의 인대가 수축하여 등자뼈를 옆으로 당기기 때문에 난원창에 큰 충격이 직접 가해지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 있다. 젊은이들의 근육은 제대로 반응을 하지만 노인들의 근육은 즉시반응하지 못하므로 청력손실의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이와 같이 청소골이 큰 충격음에 대하여 청각기능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보통의 소리에 대하여는 증폭효과가 있다. 고막에 붙어 있는 부분의 면적 보다 난원창에 붙어 있는 등자뼈의 접촉면적이 좁고, 지렛대의 원리 때문에 난원창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대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약 3배의 소리에너지 증대효과가 있으며 이는 소리의 세기로는 4.5dB 증가를 의미한다.

달팽이관(cochlea)

난원창은 달팽이관에 연결되어 있다. 고막에서 받아들인 소리의 진동은 청소골을 통하여 난원창으로 들어간다. 창을 통하여 빛이 들어오는 것처럼 소리가 난원창을 통해 청각세포가 들어있는 달팽이관으로 들어간다. 진동이 청각세포인 유모세포를 자극하여 전기신호가 발생해야 이 전기신호를 신경섬유로 전달받은 두뇌가 소리를 인지하게 된다. 이와 같은 소리의 인지 과정은 헝가리계 미국인인 Bekesy에 의해 밝혀졌다.

          [그림 2] 1:코르티기관  2:Vestibular canal  3:Tympanic canal  4:환상 신경절  5: 청각신경섬유

 

[그림2]에서 보는바와 같이 달팽이관은 달팽이와 같이 딱딱한 외각으로 둘러 쌓여 있고, 크기는 완두콩 보다 조금 더 크며, 돌아 올라가는 튜브는 2바퀴 3/4회전하며 길이는 3.2cm 이다. 난원창으로 들어온 소리는 [그림2]에서 처럼 Vestibular canal에 채워진 림프액을 따라 전달되어 진행하면서 코르티기관의 유모세포를 자극하여 전기신호를 발생시킨다.

 

                                                   [그림3] 달팽이관내 공진위치

달팽이관을 펼쳐놓은 [그림3]에서와 같이 난원창의 가까운 곳에서는 20kHz의 고음이 감지되고, 달팽이관의 정점부에서는 20Hz의 저음이 감지된다. 그 중간높이의 소리는 당연히 3.2cm인 달팽이관의 중간 어느 지점에서 감지되게 된다. 이로부터 달팽이관의 길이가 3.2cm이므로 3.2cm/19980Hz = 0.0016mm/Hz= 1.6μm/Hz의 음높이에 대한 감도를 갖는다. 즉, 1Hz높이가 다른 음을 감지하려면 1.6μm의 간격을 두고 일어나는 자극의 강도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입구쪽에서 정점까지의 주파수감지를 [그림 4]에서와 같이 등 간격으로 하지 않고 로그 스케일로 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심리음향의 소리특성 그래프를 그릴 때 x축의 주파수를 로그 스케일로 나타내는 것이다.

하여튼 소리는 유모세포를 자극하지만 완전히 그 위치에서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그림2]에서와 같이 소리는 계속 진행하여 정점을 돌아 Tympanic canal을 통해 원형창에 전달된다. 원형창에 전달된 소리는 많이 감쇠되고 또, 고정단 반사를 함으로 일부 반사음은 위상이 180도 바뀌어 정점을 돌아 원형창으로 진행하는 음파와 상쇄 간섭한다. 이로써 정점을 돌아나간 소리는 더 이상 듣기지 않게 된다.


 

                                            [그림 4] 달팽이관의 공진위치




 

            [그림 5] 달팽이관의 단면                                                 [그림 6] 코르티 기관

난원창으로 들어온 진동은 림프액으로 채워진 Vestibular canal을 따라 진행한다. 이때 진행하던 소리의 주파수에 대응하는 공진점이 부풀게 된다. 주파수에 대응하는 공진위치는 [그림 4]에 주었다. 공진점 부위가 부풀게 되면 [그림 5]에서와 같이 Vestibular canal과 Cochlear duct 사이에 있는 Reissner's membrane을 압박하고, 그러면 Cochlear duct 내부로 진동 압력이 전달된다. 이 진동압력에 따라 Basilar membrane이 진동하게 되며 이 진동으로 젤라틴 같은 덮개막Tectorial membrane)이 횡력(shearing force)을 받아 유모세포(Hair cell)의 융모(감각모=청각모=Stereocilia)가 흔들려 자극받게 된다. [그림 6]에서와 같이 유모세포의 위에 있는 미세융모(Stereocilia)가 횡력을 받아 좌우로 흔들리게 된다.

융모가 좌우로 흔들리게 되면 [그림 7]에서와 같이 크고 작은 미세융모에 연결된 Tip-link가 큰 미세융모의 이온채널을 열게 되고, 이온채널로 칼륨(K) 양이온이 들어가 유모세포를 자극하여 칼슘(Ca)이온으로 시냅스에 전기 신호를 전달하게 된다. 이 전기신호가 청각신경을 따라 대뇌에 전달되어 소리를 인지하게 되는 것이며, 소리의 의미는 경험과 기억의 도움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7] 미세 융모                        [그림 8] 미세융모의 배열(좌측;정상융모, 우측;손상융모) 


[그림 8]에는 미세융모의 배열 사진이 있다. 왼쪽 그림의 좌측열이 내측융모이고 오른쪽 삼열은 외측융모이다. 외측융모 아래에 있는 유모세포는 덮개막의 횡력을 증폭시키는 일을 주로 담당하고 증폭된 흔들림을 받는 내측융모 유모세포가 주로 청각을 감지하게 된다. 실제로 청각신경은 대부분이 내측 유모세포에 연결되어 있다. 난청과 관련한 문제는 융모에 있다. 조류의 융모를 재생하는데 성공한 보고가 있기는 하지만 융모는 오른쪽 그림처럼 한 번 파괴되면 재생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폭이 아주 큰 소리가 들어오면 유모세포 위에 붙은 융모가 심하게 흔들리다가 부러지게 된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같이 난원창으로 모든 주파수성분의 소리가 들어와 대응 위치에서 공진하여 소리를 감지하되 난원창에 가까운 부분은 모든 주파수가 지나며 압력을 가함으로 이 위치의 코르티 기관에 있는 고음 감지 융모가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때문에 노인성 난청이 고음손실부터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우리 귀에는 한쪽 당 16000~20000개의 유모세포가 있으며 유모세포 하나당 50~60개의 융모가 달려 있다. 수 없는 실험에 따르면 융모가 원자폭(약 0.1nano meter) 정도만 움직여도 유모세포가 반응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마치 에펠탑의 꼭대기가 0.5inch(=1.2cm) 움직이는 것을 감지하는 것과 같이 민감하다 할 것이다.

하여튼 소리의 삼요소 중에 소리의 높이는 달팽이관의 공진 위치에 따라 결정되고, 각 주파수음의 크기는 유모세포에 가해지는 압력의 크기로 결정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음색은 어떻게 감지되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소리는 단일 주파수음인 순음이 더해져서 복잡한 파형의 복합음이 된다. 아래 [그림 9]에서와 같이 복합음을 주파수별 순음으로 분해한 그림을 스펙트럼이라 부르는데 모음 이, 아, 우에 대한 스펙트럼을 주었다.
 

              [그림 9] 이, 아, 우의 스펙트럼                [그림 10]이, 아, 우의 각 성분 주파수의 대응 공진점

[그림 10]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아, 우의 복합음이 난원창으로 들어오면 각 성분 주파수음은 대응하는 각 공진점의 유모세포를 거의 동시적으로 자극하여 스펙트럼에 해당하는 전기신호를 발생, 대뇌로 보내 이, 아, 우의 음색을 인지하게 한다.

가끔은 20000Hz 이상의 주파수음이 시간파형의 모양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초음파 성분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그림 10]에서 보는 바와 같이 초음파 성분은 감지되지 않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할 수 있다. 다만, 난원창 까지는 시간파형의 진동으로 입력되지만 달팽이관에서 스펙트럼으로 분해하여 소리를 감지하기 때문에 인공와우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여튼 인간이 인간 몸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아 내기는 했지만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 더 많다.  청각도 마찬가지다. 

               by  다재헌     (그림: from Hyperphys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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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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