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은 미확인 비행물체인 UFO와 동반상상되는 생명체이다. 학생을 대상으로하는 과학잡지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면서 지금도 잊을만하면 UFO 사진 촬영했다는 소동과 함께 희미한 사진이 올라온다. 전에는 과학의 허울을 쓰고 과학잡지의 안방마님으로 등장하더니, 이제는 WWW를 타고 바로 바로 독자들에게 보고(?)되고 있다.

신으로 일컬어지는 분들이 모두 외계인이었다던가, 달 이면에 UFO의 기지가 있다던가, 미공군이 사고로 추락한 외계인의 시신을 보관중이라던가, 미국 로즈웰시에는 UFO가 수시로 출현한다던가, 외계인이 자기 신체를 조사한 후 풀어주었다던가, 버뮤다 삼각지의 다양한 사고와 행방불명 사건이 결국은 외계인의 샘플채취와 관련되었다던가,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심지어는 피라미드를 외계인이 만들었다던가, 나스카사막의 그림이 UFO의 활주로라던가, 영국 밀밭의 미스터리 써클이 외계인이 그린 그림이라던가 하는 소문들이 하나의 UFO학을 이룬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다시 살펴보면 흥미롭지만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명확하게 찍힌 UFO 사진이 없다는 것이다. 음모성의 우화가 비밀스럽게 회자되면서 오히려 진실인 것처럼 위장되고 있을 뿐이다. 정말로 외계인이 비행접시를 타고 광속으로 먼곳에서 이곳 지구까지 왔다면 무엇하려고 숨박꼭질 놀이를 하겠는가?  인간을 두려워할 이유가 무엇인가? 당신이 외계인이라고 입장바꿔 생각해 보라. 이 먼곳까지 많은 돈을 들여 고생고생하며 찾아와서, 기껏 인간들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수수께끼의 써클 그림을 밀밭에 그리겠는가? 

이미 미스터리 써클은 농부들이 만든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스터섬의 석상은 사회학적으로 두 종족간의 갈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나스카사막의 무늬는 사람이 만든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림을 그린 의도를 모를 뿐이다. 지금도 괭이로 표피를 조금만 걷어내도 하얀 흙이 나오기 때문에 대형 그림을 만들 수 있다. 기상변화 없는 건조한 사막이라서 한 번 그린 그림이 지워지지 않을 뿐이다.

외계인의 신체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 외계인이 광속의 비행접시를 타려면 가속에 의한 관성력을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한 신체를 가져야 한다. 또, 갑각류나 끈끈한 연체동물 같은 부류, 영화에 나오는 ET같은 덜떨어진 생명체와는 거리가 먼, 인간처럼 정교한 통제 가능한 근육 및 피부를 가진 동물이어야 한다. 비행접시를 만들려면 정교한 손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끈끈한 체액이 뭍은 연체류는 핀셋도 제대로 잡을 수 없지 않는가. 

그렇다면 외계인은 없는 것인가? 아니다. 외계인은 있다. 다만 지금까지 외계인이 존재한다던가,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한 증거가 하나도 없다는 것 뿐이다. 외계인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탐색하고자 SETI라는 지적생명체 탐사 프로젝트를 전 세계적으로 협조, 시행하고 있지만 귀신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노력처럼 가까운 미래에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광속 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는 질량있는 물체는 있을 수 없다고 특수 상대성이론은 단언하고 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외계인이 지구에 오려면 상대성 이론이 깨져야만 가능하다. 아무리 가까운 곳에 그들이 살고 있을지라도 광속(30만 km/s)으로도 지구에 오려면 몇 십만년은 걸리기 때문에 빛 보다 더 빠른 비행접시가 필요하다. 그 만큼 너무나 먼 곳에 그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의 역사],[위대한 설계]를 저술한 스티븐 호킹도 외계인의 존재를 인정하고,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도 외계인은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것은 우주가 너무나 방대하고 항성과 행성이 많아 지구와 같은 환경을 가진 행성이 틀림없이 상당수 존재할 것이라는 관점에 기초하고 있다. 즉, 생물학적 진화론과 물리학의 근본에 자리하는 확률론에 기초한 확신 속에 외계인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하에 태양같은 항성이 1500억개 정도 있으며, 우주에 우리 은하같은 은하가 2000억개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의 크기는 빛이 BigBang 이후에 우주의 나이 137억년 동안 달린 거리가 된다. 이 얼마나 방대한가? 하나님인들 이런 거대한 우주를 단지 지구의 인간들만을 위해 만들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어찌 단순히 지구 밤하늘의 장식품으로 사용하고자 저 많은 별과 은하들을 만들 수 있겠는가. 그것은 너무나 비경제적이다.

모호하기는 하지만 이런 이유로 외계생명체나 외계인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이 그들의 존재를 우리에게 말씀하지 않았을 뿐이다. 성경이라고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외계인 문제가 진화론자와 창조론자의 충돌점에 놓이는 것은 옳지 않다.


                  *  *  *            (이하는 데니켄이 지은 [신들의 수수께끼]를 참조하여 우화로 각색함)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지구의 자전축이 공전 궤도면에 수직으로 서있고, 화성과 목성 사이에도 하나의 온전한 아틸란티스 행성이 태양 주위를 돌고 있을 때, 지구에서 아주 먼 곳에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두 종족의 외계인들이 살고 있었다. 물론 각 각의 행성에서 살고 있었는데 서로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  그들이 테란족과 저그족이었다.

당시에 두 종족은 너무나 문명이 발달한 나머지 별이나 행성을 박살내는 것쯤은 심심풀이에 불과했다. 당시 저들이 밤마다 별을 상대로 사격놀이하는 바람에 우주에 별이 쪼개져서 많아졌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그 들의 사격놀이로 별들이 최후를 맞아 폭발하여 1년에 20개 정도의 신성폭발을 우리가 목격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여튼 대단한 두 종족이 서로 가까이에서 적으로 살다보니 전자방공막으로 선제공격에 대비하고 있으면서 서로가 호시탐탐 공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어느날, 저그족의 행성에서 방공망에 동력을 전달하는 전선에, 애완용 공룡이 감전되는 예기치 않은 정전사고로 방공망에 빈틈이 생겼다. 이 때 테란족은 즉시, 저그족 행성을 공격했다. 일단의 저그족들은 우주선을 타고 도망을가게 되고...... 후환이 두려운 테란족 추장은 도망가는 저그족을 멸종시키라고 명령하게 된다. 저그는 도망가고, 테란은 추격하고......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긴 긴 도망과 추적. 크고도 공허한 우주에서 펼쳐진 활극이었던 것이다. 우주는 광활했다.

우주선 동력마저 고갈된 저그족의 눈에 지구가 푸른 빛으로 다가왔다. 저그족은 지구에 숨었다. 지금의 남미 콜럼비아의 지하에 동굴을 뚫고 숨은 것이다. 저그족은 숨기 전에 테란족을 속이기 위해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아틸란티스행성에 숨은 것처럼 위장했다. 추격해 오던 테란족이 아틸란티스를 공격했다. 한 순간에 아틸란티스 행성이 쪼개져 소행성이 만들어졋다. 또한, 이때의 충격으로 태양계의 중력체계가 엄청난 에테르의 파도에 휩쓸렸다. 행성들이 흔들리고, 지구의 자전축도 23.5도나 기울고 일부에서 사계절이 시작됐다. 외계인 때문에 참으로 엄청난 변화가 태양계에 몰아쳤던 것이다.

                                                     *   *   * 

우주전쟁에 의하면 외계인은 단 한번 지구를 방문했다.  그 후 저그족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전축이 기우는 바람에 지구에는 엄청난 기후 변화가 동반됐다.  40일 동안 억수같은 비가 내려 온통 물바다가 되었다. 결국 노아의 홍수로 저그족들은 모두 수장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렇게 외계인에 얽힌 역사는 비극으로 막을 내리고, 테란족은 그 후로 지구를 방문한 흔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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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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