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소리는 모음이 있기 때문에 서로 구별되는 다양한 소리를 구성할 수 있다. 반면에 자연에서 나는 소리, 동물들의 소리는 모음이 없이 발음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듣기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의성어를 표현하는 자체가 언어 마다 다르게 되는 것이다. 즉, 문 닫는 소리를 한글로는 '꽝'이라고 쓰고 읽지만 영어로는 'Slam -> 스램'이라 표현한다. 고양이의 '야옹' 소리도 각 언어의 숫자대로 다양하다. 물론 고양이의 종류도 다양해서 그 원래 소리가 다를 수도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그림 1] 후두와 갑상선

 목소리는 사람의 목 부분에 있는 후두(=발성기관=larynx=voice box)에서 나온다.   후두는 갓난아기 때는 척추 C2~C3 사이에 있지만 1~2세가 되면  C3~C6 사이로 내려가 자리를 잡는다. 즉, 1~2세 때 걸음마를 배울 때이다. 이에 견주에 인류가 직립보행 이후에 후두가 자리를 잡고 말을 제대로 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무튼 후두에 있는 갑상연골(Adam's apple) 안에  [그림 2]와 같은 성대(vocal cords = vocal folds)가 들어 있다.

                                             [그림 2] 성대(진성대 사이의 기관 = 성문(glottis))                                                                  [언어기관의 해부와 생리; 고도흥저]

 허파를 횡경막이 이완되며 위로 올라오고, 가슴의 근육으로 압박하여 날숨을 내쉬면서 성대를 좁히면  공기가  성대를 [그림 3] 과 같이 밀치며 나오게 된다.

                                                          

                                                

                                [그림3] 성대의 개폐] 

 이 때, [그림 3]에서 보는 바와같이 공기는 성대의 떨림에 따라 끊어진다. 즉, 공기가  팍,팍,팍...... 하고 배출되게 된다. 이 성대를 통하여 1초에 배출되는 공기덩어리의  갯수가 각 개인의 목소리의 기본주파수가 된다. 기본주파수가 높으면 고음목소리, 낮으면 낮은 목소리 즉, 피치(pitch)가 달라 지는데 기본주파수가 다른 이유는 사람에 따라 성대를 좁히는 근육의 힘, 성대의 두께, 열린 부분의 크기와 모양이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대체로 어린이와 여자의 목소리가  어른 남자의 목소리 보다 높은 이유는 성대의 열린 부위가 좁아서 공기의 흐름이 빨라져 1초당 성대의 개폐수가 증가해 배출되는 공기의 덩어리 갯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남자 목소리의 대화시 기본주파수는 80~180Hz 범위로 낮은 반면, 여자의 기본 주파수는 165~255Hz 범위로서 남자 보다 높다. 또, 성도(vocal tract)의 길이도 남자가 170~250mm 정도이고, 여자의 경우는 125~175mm 정도로서  남자의 성도가 길기 때문에 성도공명에 의한 제1포만트(formant-그림6의 R1)의 피크(peak) 주파수가 여자보다 작다.

성대의 1초당 개폐수와 배출되는 공기덩어리의 갯수는 같다. 단, 성대의 떨림에 의해, 진동체의 표면에서 소리가 발생하듯이, 소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말해서 성대의 떨리는 표면에서 소리가 발생하는게 아니라 성대 사이로 배출되는 공기덩어리 자체가 바로 소리인 것이다. 결국 사람은 후두에서 음높이, 음량, 음의 크기를 조작한다고 할 수 있으며, 기본주파수에 따라 남자의 음역인 베이스(Bass:E2~E4), 바리톤(Baritone:F2~F4), 테너(Tenor:C3~C5)와 여자의 음역인 콘트랄토(Contralto:F3~F5), 메조소프라노(Mezzo-soprano:A3~A5), 소프라노(Soprano:C4~C6)가 분류되는 것이다. 

성대를 통하여 발생하는 소리는 기본주파수를 갖는 톱니파형으로 간주된다. 이 톱니파형은 여러 주파수성분을 갖는 순음 사인파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소리이다. 시간영역(Time domain)으로 주어지는 톱니파형을  Fourier 변환하면 여러 사인형 성분파로 분리할 수 있고, 이를 주파수영역(Frequency domain)으로 나타낸 것을 스펙트럼(Spectrum)이라고 부른다. [그림 4]에 톱니파와 스펙트럼 및 성분 사인파를 주었다. 단, 기본주파수와 스펙트럼의 배음(Overtone) 사이의 간격은 같다. 배음 주파수가 8kHz 까지 분포하기 때문에 사람의 목소리 주파수 분포는 200 ~ 8000Hz가 된다.

                              [그림 4] 아래 톱니파와 좌측 스펙트럼, 위쪽 사인 성분파

성대에서 발생한 소리는  [그림 5]에서와 같이 혀(Tongue), 구개(입천장=Palate), 뺨(Cheek), 입술(Lips) 등으로 이루어진 성도(Vocal tract)를 지나게 된다.  성도는 소리에 대한 공명공간으로써 일종의 필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즉, 인두(Pharynx)와 구강(Oral cavity), 비강(Nasal cavity)의 작용으로 성대에서 발생한 소리의 일부 스펙트럼 성분은 강하게, 일부는 약하게 조음되고 필터링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림 5] 성도의 측단면도

 이로써 목소리의 음조(Tone)를 변화시켜 놀라움, 행복감, 화 등의 인간의 감정 까지도 표출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각 개인의 목소리가 서로 다르다던가 또는 한 개인의 목소리 조차 감정상태나 상황에 따라 다른 이유는 성대의 모양과 크기의 차이 때문이기도하고 또한, 성도의 길이(~170mm)와 성도를 구성하는 각 부위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다르며 말하는 방법, 습관, 어투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성대모사를 하려면 성대의 장력조절, 인두부 변화, 혀의 위치, 입술모양 등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사람마다 성대에서 발생하는 톱니파형은 크기, 기본주파수만 다를 뿐 음색(Timbre= Tone color)은 같은 상태지만 서로 다른 성도의 영향으로 각 개인의 목소리 음색이 달라진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림 6] 성도의 역할

 [그림 6]을 보면 성도의 역할을 잘 이해할 수 있다. A1은 음높이가 저음인 어른의 성대음 스펙트럼이고, A2는 음이 높은 어린이의 성대 소리에 대한 스펙트럼이다. 이 소리가 각 각 B로 표현된 성도를 지나면서 성분에 따라 강해지거나 약해지는데 이를 이득(Gain)으로 나타낸 그래프가 주어져 있다. 이 그래프에서 R1, R2는포만트(Formant)라고 부르는 것으로 배음성분이 성도의 공명현상 때문에 강해진 부위이다. 또, 성대 A에서 발생한 소리가 성도 B를 지나면서 필터링되어 C1, C2 형태의 소리로 발성된다. 그러므로 [그림 6]에 주어진 두 소리는 기본음만 다를 뿐 음색은 같은 음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가끔 헬륨(He)가스를 흡입한 후 말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이 때 소리가 가늘어지는 것을 들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가늘어진 소리를 자칫 음이 높아지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음색이 변하는 것이다.  헬륨을 흡입하고 말을 할지라도 성대에서의 기본주파수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성도의 길이가 일정한데 헬륨가스 내에서 음속이 빨라지기 때문에 공명주파수가 높은 음 쪽으로 이동한다. 즉, 포만트 위치가 높은음 쪽으로 이동하여 음높이가 높아진 것으로 착청(錯聽)하는 것이다.  이를 도식적으로 [그림 7]에 주었다.

    [그림 7] 공기흡입 발성음과 헬륨흡입 후 발성음의 스펙트럼 (x축: frequency, y축: dB)           

 [그림 7]의 왼쪽은 공기흡입 발성음의 스펙트럼이고, 오른쪽은 헬륨 흡입후의 같은 소리를 발음한 소리의 스펙트럼이다. 스펙트럼의 간격이 같게 그려진 이유는 기본주파수가 서로 같기 때문이다. 이는 두 경우의 기본음 즉, 공기를 끊어내는 근육의 작용은 동일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헬륨을 흡입하고 발음하면 제1 포만트가 고음쪽으로 이동함을 확인 할 수 있다.  제2 포만트는 그림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따라서 성도에서 공명하는 배음 성분이 고음쪽으로 이동하여 고음으로 듣길 뿐, 실제 기본음의 높이는 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펴 본 바와같이, 목소리에 관여하는 요소는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우리는 경험으로 습득한 발성법으로 쉽게 대화나 노래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좋은 목소리나 호소력있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성대와 성도의 조화를 꾀하는 자신만의 발성법을 찾아내서 습관화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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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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