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을 돌아오는

지친 나그네

구겨진 휴지처럼

구석에 자리한다.

 

시간 속에 찍은 점

희미한 등불로

녹아 내리고, 오늘

그 자리는 비어 있다.

 

바람에 날리는 쪽지하나

노란 꽃가루로

빈자리에 쌓인다.

 

박제처럼 앉아 있는

등 굽은 나그네

상처난 영혼

깁고 있다.

 

 

 

 

                             -------------------------------------------- by 韻交(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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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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