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고 질서를 부여한 후, 최후로 만물의 영장을 만들어서 창조의 대미를 장식하고자 계획하셨다. 하나님은 6일간의 창조작업에 집중한 나머지 심신이 지쳐 있었다. 만물의 영장을 만들면 모든 창조가 끝나는 판에 잠깐 실수로 아영장이 만들어졌다. 따라서 아영장은 계획되지 않았던 부류이며, 그야말로 창조의 부산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간과 원숭이가 함께 동굴에서 살던 시절에는 누가 진정한 영장인지 누가 아영장인지를 알지 못했다. 그 때 아래와 같은 두 개의 주장을 가지고 인간과 원숭이 중에 누가 진정한 영장인가에 대한 논쟁을 벌였다. 논쟁 이전에 합의를 본 사실은 하나님께서 최후에 창조한 자가 영장이라는 것과 그 직전에 만들어진 피조물이 아영장이며, 논쟁의 소재는 털로 제한하자는 것이었다.

 

  인간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았다. 

 하나님은 두 다리로 서있는 차별화된 직립보행의 영장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다리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그 동안 포유동물을 만들어오던 습관대로 긴다리의 영장을 만들고, 그 만 털을 붙이고 말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뭔가 신선미가 없어 보였다. 하나님은 털을 없애 보기로 생각하시고는 털 달린 원숭이를 물레 위에 올려놓고 , 털 달린 원숭이의 머리에 손을 얹은 다음, 물레를 휙 돌리면서 입김으로 털을 날려 모두 뽑아 버리고 손가락과 발가락을 다듬으셨다. 그러고보니 비로소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영장이 완성되었다. 그리하여 최후로 털 없는 인간이 만들어지고 손가락이 발가락보다 더 길게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이 주장의 강력한 증거로써 하나님이 손을 올려 놓앗던 머리와 하나님의 입김이 닿지 않은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만 털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결국 털있는 원숭이에서 털없는 인간이 최후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즉,  털있는 원숭이가 먼저 만들어지고 나중에 털없는 인간이 만들어졌으므로 인간이 영장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털이 있는 피조물인 원숭이들의 주장은 달랐다. 소위 원숭이는 '털 붙인 인간'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최후의 작품인 영장을 특이하게 만들고자 너무나 고심한 나머지 두 다리를 갖도록 하고 특히, 처음부터 털이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털없는 인간이 '너무 춥다', '왜 나만 털이 없냐?'며 불평이 대단했다. 이 불평에 견디다 못한 하나님께서 온몸에 털을 아래부터 위쪽으로 붙여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미 창조가 끝난 무렵이라 준비된 털이 부족해서 목까지만 털을 붙일 수 있었다. 머리 부분에 붙일 털이 없어서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 크게 기쁘지 아니하셨다.  털없는 민둥머리가 갓 부화한 새 머리처럼 보기가 흉했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하나님은 얼렁 휴식을 취하고 싶으신 나머지 털을 더 만들어 머리에 붙이지 않으시고 엉덩이에 붙였던 털을 다시 뽑아 머리에 붙이고 얼굴은 그대로 두었다. 이로써 털 없는 인간이 먼저 만들어지고, 털 있는 원숭이가 가장 최후에 만들어진 것이며, 피조물로써 자기들이 진정으로 하나님이 원하던 영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주장의 강력한 증거로 원숭이의 엉덩이에 털이 없다는 것이라며 빨간 엉덩이를 내보이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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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흐른 후에 털 있는 원숭이는 숲에 남았고, 털 없는 인간은 에덴이란 이름의 숲에서 나와 광야로 주거지를 옮겼다. 결국은 털 없는 인간이 진정한 영장임을 확인시켜 준 것은 다름아닌 세월이었다. 세월이 약이 아니라 심판관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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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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