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닭이 울어 세상에 새벽이 왔다고 전해져 온다. 소는 일을, 개는 집을 지켜줌으로 밥값을 하고, 닭은 시간을 알려 밥값을 한다고도 한다. 하여튼 닭은 새벽에 세 번으로 나누어 운다. 우는 닭은 수탉이다. 그러므로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옛말이 있는데 이는 부부유별을 지키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겠다.  


조물주가 만물을 지어 세상에 내보낼 때에 이런 대화가 있었다.


"조물주시여, 저희 닭들을 세상에 내보내 주셔서 감사 하옵니다."


"그래,  닭들아. 세상에 나아가 번성 하도록 하라."


"예. 그런데 저희가 세상에 나가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이옵니까?"


"세상에 나가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니 그리 알라."


"예."


닭들은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지상의 첫날을 맞이했다. 낮에 하루 종일 모이를 먹으며 보낸 후, 횃대에 올라 잠을 청하며 초저녁이 지나 밤 12시가 되도록 기다렸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그런데 새벽이 되어 계명성이 떠오르자 비몽사몽간에 날개가 푸드덕하더니 목이 위로 올라가고 입이 벌어졌다.


"꼬끼오"  

 

 


지금의 닭들은 놀라지 않지만 당시 닭들은 자기가 소리를 지르면서 소스라치게 놀랐다.


"야, 우리가 '꼬끼오'하고 우는데?  이게 무슨 일이다냐?."


그러나 닭들을 더 놀라게 한 것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리가 저절로 뱃속에서 나온다는 사실이었다. 마치 자명종처럼 일정한 시간만 되면 날개가 푸드덕거려지고, 입이 벌어지면서 소리가 가슴에서 뚫고 올라오는 것이었다.


"야, 그러고 보니 우리는 그냥 닭이 아니구나. 우주의 자명종이야."


닭들은 그제야 조물주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나 닭들은 더 깊은 진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누구를 위해 자신들이 자명종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사실 수탉은 조물주가 지상에 떠도는 귀신들에게 신호를 보내기 위한 '삐삐'로 만들었던 것이다.  즉, 닭소리로 귀신에게 지옥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럼 지옥의 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수탉의 목구멍이다. 수탉의 목구멍이 지옥의 문인 것이다. 귀신들은 밤새 장난질을 치다가 닭소리를 듣고 닭의 목구멍을 통해 지옥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닭이 울면 옛날 이야기에서처럼 귀신이 하던 짓을 멈추고 지상에서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위의 사실이 좀 더 일찍 밝혀졌더라면, 로댕은 ‘지옥의 문’이란 작품에 ‘생각하는 사람’을 놓지 않고 ‘닭의 부리’를 조각해 놓았을 것이다. 로댕 시대의 과학이 발달하지 못해  닭의 비밀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나타난 결과이다.  ㅎㅎ.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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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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