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3.13 작성
방송을 통해서 법정의 다비 장면을 봤다.
타오르는 불꽃이 강렬하다.
강한 상승기류를 이루며 하늘로 오르니 고인의 영혼도 함께 하늘로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이 법정의 저서를 통하여 무소유를 실천한 자연주의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평생을 꽃과 나무, 새와 바람과 대화하며 교감하는 사색의 파노라마를 보여주고 있다.
매우 다정다감하게 일생을 풍미한 분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느끼는 감정을 누구보다도 쉽게 풀어쓰는, 그러면서도 간결한 문체가 특징이었다.
법정의 심성이 그대로 글이 되었다.
젊어서는 한 때 비판과 혈기 넘치는 주장도 강했지만 삶의 연륜이 더해지면서
자연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
그 옳고도 어려운 자연으로의 침잠이 오늘의 법정을 만들었다고 본다.

자연으로의 몰입은 내 삶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다.
자연스러움이란 무소유로 비워진 평안한 마음에 비추어 볼 때
거리낌이 없는 상태일 것이다. 
명상이란 바로 비워진 마음 거울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리라.

법정은 열반에 들기 전에 ‘시간과 공간을 버리고자 한다’고 했다.
소유를 절제하고 존재의 삶을 살기 위한 조용하고도 치열한 노력으로 일궈 낸 삶까지도
미련 없이 버리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삶을 미련 없이 버리는 행위가 진정한 열반이 아니겠는가?

죽어서 어디로 간다든가, 심판을 받는다든가 하는 생각도 없이 나를 버릴 수 있어야
존재의 삶을 마무리하는 아름다움이라 할 것이다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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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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