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골 이야기

소리이야기 2020. 12. 13. 02:08

 우리는 귓바퀴(이개)와 외이도를 외이(外耳=outer ear)라 하고, 고막과 추골, 침골, 등골을 중이(中耳=middle ear)라 하며, 달팽이관, 전정기관, 청신경을 내이(內耳=inner ear)라고 한다. 중이의 추골, 침골, 등골을 우리말로는 각각 망치 뼈, 모루뼈, 등자뼈라고 부르는데, 이 세 개의 작은 뼈가 바로 이소골(耳小骨=ossicle)이다.

그림 1. 고막과 중이강 내의 추골(망치뼈), 침골(모루뼈), 등골(등자뼈)(https://juniperpublishers.com/gjo/pdf/GJO.MS.ID.555630.pdf)

 이소골은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이강에 놓여 있으며 뼈와 뼈 사이는 관절로 연결된다. 이들 세 개의 뼈의 이름이 대장간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참 흥미로운 일이다. 추골은 망치 모양의 뼈이고, 침골은 모루 모양의 뼈로써 모루는 달궈진 쇠를 놓고 망치로 때리는 받침대이고, 등골은 등자 모양의 뼈로써 등자는 말을 탈 때 발 받침대이고 대장간에서 만든다.

 추골과 침골의 크기는 약 8mm이고, 등골은 3.3mm 크기로 이소골 중에서도 등골이 가장 작다. 결국은 206~208개의 뼈 중에서 6개의 이소골이 가장 작으며 이들이 모두 중이에 있는 것이다. 이소골의 역할은 소리가 외이도로 입력하여 고막을 진동시키면 그 진동을 난원창을 통하여 내이에 전달해 주는 일이다. 이때 외이도는 공기로 채워져 있고 내이는 림프액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두 매질의 특성임피던스(밀도×음속)의 차이가 크다. 그러므로 내이로 진동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참조-soryro.tistory.com/소리의굴절). 그래서 진동을 증폭시켜, 즉 고막에 입사한 소리의 음압을 증가시켜 난원창을 통하여 내이의 림프액에 전달한다. 

 이소골이 음압을 증가시키는 미케니즘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지렛대 원리이고 다른 하나는 고막과 등골 족판의 면적비에 따른 증폭효과이다. 둘 중에 면적비의 증폭효과가 더 크다. 고막의 면적은 대략 90㎟이고 난원창에 붙어 있는 등자뼈 족판의 면적은 약 5㎟이므로 면적비는 대략 18:1이 된다. 따라서 20 log(18)≒25dB의 증폭효과가 있다. 면적비의 문제는 마치 뾰족구두의 뒷굽이나 압정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압정의 넓은 머리를 손으로 누르면 좁은 면적인 침 부분에 큰 압력이 작용하여 쉽게 나무를 뚫고 들어가는 원리와 같다.

 그림 1에 보면 고막장근과 등골근이 있다. 고막장근은 추골에 붙어있고 등골근은 우리 몸에서 가장 작은 근육으로써 중이강 후벽과 등골에 붙어있다. 이들 근육의 역할은 큰 소리가 갑자기 입력될 때 재빨리 수축함으로써 이소골을 옆으로 당겨 큰소리의 음압이 내이로 직접 전달되는 것을 방해한다. 따라서 이들 근육의 역할은 큰 소리의 충격으로부터 내이를 보호하는 것이다. 우리의 귀는 큰소리가 갑자기 입력되면 순간적인 소음성 난청(NIHL)이 나타난다. 이런 순간적인 소음성 난청은 짧게는 수 초에서 길게는 며칠이 지나야 회복된다.

그림 2. 파충류와 포유류의 이소골 (https://creation.com/evolution-of-middle-ear-bones-does-evidence-bear-it-out)

 이소골에는 진화론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림 2를 보면 파충류의 이소골은 등골 하나만 있고, 포유류는 아래턱뼈가 하나로 되어 있다. 그런데 그림2를 잘 보면 파충류의 위턱과 아래턱 부분에 포유류의 침골과 추골과 같은 색과 이름이 붙여져 있다. 그림 2는 진화론적으로 파충류의 아래턱 뼈 중의 하나가 포유류의 추골이 된 것이며, 위턱의 뼈 중의 하나가 침골로 변화한 상동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파충류인 공룡의 화석에서도 발견되는 사실이며, 포유류가 자궁 속에서 성장할 때에도 등자뼈 하나로 된 이소골 단계를 거친다는 사실로도 입증된다고 진화론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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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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