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을 갖고 싶었다.
주말에 지친 몸을 뉘이고, 텃밭에 무공해 야채를 재배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의 농막. 
부부가 같은 꿈을 꾸었다.



2008-03-어느날 : 엔진톱을 샀다.


2008-04-05(토)

5m 짜리 자로 3x6m 사각형 금을 긋고, 40cm 폭에 30cm 깊이로 홈을 파고, 주변 돌을 주워다 채웠다.

                                                               [다재헌 터]


2008-04-09(18대 총선 투표일)

가장 가까운 제재소에 들러 낙엽송 1Ton(40만원)을 구입했다. 비가 내려 일은 하지 못함.


2008-04-12(토)

물호스 100m, 흙을 칠 체, 망치 등을 구입. 왕보리수, 박태기 나무 심고, 삽으로 밭고랑을 만들었다. 아내와 아들이 함께 일했다.

                                     [공터에 심은 쑥갓, 적상추, 고추, 옥수수 등]

2008-04-20(일)

아내와 함께 기초부에 돌채우고, 4기둥을 세움. 산벚꽃과 조팝꽃이 만개하였다.

                               [살짝 그려본 초기 구상도, 문과 창의 위치만 바꿨다]


2008-04-26(토)

아내와 함께 벽을 쌓아 올릴 자리에 기초석을 20cm 높이로 쌓다. 몸은 피곤하지만 즐겁다.


2008-05-03(토)

비닐을 바닥에 깔고 밭 흙을 체로 쳐서 바닥에 깔았다. 저녁 늦게 집에 옴.


2008-05-05(어린이날)

아내,딸들,아들과 흙나르고, 벽체용 나무 톱질 함


2008-05-10(토)

아내, 아들과 벽 쌓기가 시작되었다. 엔진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뒤쪽 경사지의 흙을 물로 이겨서 벽을 쌓는 방식.                                                  

2008-05-18(일)

주변에서 7m 길이의 나무를 구함. 파를 심었다.


2008-05-24.25(토,일)

이틀 동안 흙을 파고, 옮기는 일을 하였다. 극도로 피곤하다.


2008-05-31.06-01(토,일)

얇은 베니아판을 이용하여 임시지붕을 만들어 그늘을 만들고, 비닐을 그 위에 덮어 비가와도 쌓는 벽이 젖지 않도록 했다.


2008-06-06,07(현충일,토)

문틀을 끼워 넣고 벽쌓기. 이틀을 일했지만 몸이 일에 적응했는지 크게 피곤하지 않다. 아내는 이틀 동안 흙을 이기느라 지친 모습.

 


2008-06-28(토)

한동안 농막 짓는 일을 하지 못했다. 비가 오지만 임시지붕 덕분에 벽 쌓는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2008-07-05,06(토,일)

난로 연통 구멍용 토관을 구입, 나무가 부족하여 제재소에서 10만원어치 추가 구입. 처음으로 집에 오지 않고 농막 안에 텐트치고 잠을 잠. 비바람 치는 밤.


2008-07-12(토)

봄에 심은 백합, 백일홍이 꽃을 피웠다. 그 동안 열심히 일한 결과 3면이 완성단계이다.시렁도 만들었다.

                                                                [빨간 백합?]

2008-07-20(일)

아내, 아들과 토마토 따먹고, 흙파기.


2008-07-26(토)

배수관 설치하고, 벽쌓기 작업.


2008-07-31(목: 하계휴가 첫날)

휴가 첫날이다. 장마도 끝났으니 지붕을 만들어야 겠다. 그 동안 벽을 쌓으면서 지붕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했다.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큰 도시로 나가 베니아판을 22장 샀다. 방수 쉬트와 슁글도 함께 주문했다. 농막으로 돌아와 남은 한 쪽 벽을 쌓았다.

모기장 치고 농막에서 잤다.  반딧불이가 어두운 숲에서 반짝인다.


2008-08-01(금: 휴가 이튿날)

흙파고 개서 한쪽 벽을 다 쌓았다. 급하게 쌓아서 30cm 두께인데도 바르지 못하다. 흙을 파고 개고 쌓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기계가 된 기분이다. 아내는 오른쪽 어깨가 아파 고생하면서도 농막을 짓는 일이 즐겁단다. 마치 어른이 되어 소꿉장난을 하는 것 같다. 인근 면소재지에 가서 얼음, 못, 본드 등을 사왔다. 어제 주문한 베니아판, 스티로폼, 방수쉬트, 슁글 을 30m 언덕 위로 들어 올리느라  힘 좀 썼다. 가장 힘들었던 하루. 아내, 아들과 농막에서 맥주 한 잔하고 잠.


2008-08-02(토: 휴가 삼일째)

아침에 제재소에서 각목을 싣고 왔다. 각목을 들어 올리느라 아침부터 힘을 썼다. 날씨가 좋지 않아 오후에 휴식. 농막에서 잠.


2008-08-03(일: 휴가 사일째)

밤새 비가 왔다. 하지만 맑은 아침이라서 임시지붕을 걷어내고 지붕공사를 시작함. 베니아 올리고 각목 박고, 보온천과 스티로폼을 각목 사이에 놓음.  저녁먹고 농막에서 잠.

                                                  [가장 난해한 지붕작업]


2008-08-04(월: 휴가 오일째)

아침 식사 후, 베니아 올리고 방수쉬트를 깔음. 대단한 더위.  저녁에 쓰레기를 차에 싣고 고속도로로 한시간 거리에 있는 집으로 왔다.


2008-08-05(화: 휴가 육일째)

농막으로 와서 지붕에 슁글을 깔았다. 농막에서 잠.


2008-08-06(수: 휴가 칠일째)

노출된 베니아에 Oil stain을 바름.  주변 정리하고 쓰레기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휴가 동안 지붕공사를 마무리하게 되어 기쁘다.  이제야 제대로 된 모습이다.


2008-08-15(금: 광복절)

어머니, 아내, 아들과 농막에 갔다.  부분적으로 보수를 하고, 저녁에 돼지 목살 숯불구이로 식사 후 잠.  행복하고 즐겁다. 범사에 감사함.


2008-08-16(토)

밤새 비가 와서 계곡물이 많이 불었다.


2008-08-23(토)

이슬비가 내리지만 김밥을 준비하여 아내와 함께 농막에 갔다. 농막 이름을 지어야겠는데 어찌 지어야 할지를 모르겠다.  종일 부분 보수를 하느라 손 근육이 아프다.


2008-08-30(토)

농막 이름을 다재헌(多在軒)으로 지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초라한 농막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가족의 사랑, 가족의 행복, 가족의 자신감, 가족의 희망, 가족의 꿈의 성취감 등 등.... 좋은 것은 모두 다 있는 집이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호두를 땄다.


2008-08-31(일)

다재헌 흙벽에 황토 물에 풀을 섞어 안 밖으로 발랐다.  보기 좋고 흙이 떨어지지 않도록......


2008-09-14(일: 한가위)

성묘 후에 아내와 다재헌. 준비해둔 창문을 가져가 달았다.  침낭에서 잠. 한가위 달이 환하고 아름답다.


2008-09-15(월: 추석연휴)

아침 식사 후, 나는 흙을 체로 쳐서 방 바닥에 깔고 아내가 방바닥 흙에 물을 붓고 미장일을 하여 바닥을 평평하게 했다.  집에 오는 길에 칼국수를 먹었다.


2008-09-20(토)

싱크대, 문짝을 주문 함. 고추를 따서 지붕위에 널어놓고 집으로......


2008-09-27(토)

아내와 다재헌에 가서 대문달고, 통나무의자 6개를 준비했다.


2008-10-03(금: 개천절)

난로 연통을 구입한 후, 아내 아들과 다재헌에 감.  문틈을 실리콘으로 마무리하고, 문고리 작업 후에 연통달고 난로를 피움.  시골 장에 나가 열쇠도 구입 함.  다재헌에서 잠

.

                   

               [정리된 방,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따스하다. 오른쪽에 장난삼아 만든 사람 얼굴이 있다]


2008-10-04(토)

남은 각목을 이용해 자연화장실을 만들었다.  일에 이골이 나니 이정도는 반나절 꺼리.                        


2008-10-12(일)

난로 돌 받침을 깔고, 국화를 심고, 땅콩을 캐고, 아내가 계단을 만들었다. 누군가가 심어논 구절초 꽃을 모두 꺽어 갔다. 약으로 쓰려고? 용서함.  오후에 아내와 계곡에서 댓돌을 주워다 놓으니 다재헌이 완성됐다.  4월부터 아내와 둘이서 함께 꾼 꿈이 주말과 휴일의 시간을 지나며 현실이 되었다.

    

                                                              [완성된 다재헌1]

                                                          [완성된 다재헌 2]


                 ---------- by  Daj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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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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