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동란 시절,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 신분이었던 아이젠하워가 한국을 방문하고자 할 때, 당선자가 묵을 방에 양변기를 설치하기로 계약을 한 현대건설의 정주영회장이 서울의 모든 고물상을 뒤져, 양변기를 찾아내서, 기한내에 공사를 마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정회장도 양변기를 구경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변소를 집안에 들인다는 것은 엄두도 못내던 시절이니 누군들 양변기를 보았겠는가? 그러던 양변기가 지금은 모든 가정의 집안에 설치될 정도로 많아졌다. 양변기에는 어떤 원리가 숨겨져 있기에 냄새가 나지 않아 집안에 둘 수 있는 것인가?

 

                                          [그림 1] 양변기의 측단면도(www.plumbingqa.com)            

 

 [그림 1]에 양변기의 측단면도를 주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Siphon이라고 적은 부분이다. Handle을 돌려 Flush valve가 열리면 중력에 의해 물이 Bowl 안으로 부어지듯 들어가면서 Siphon 부분의 턱을 넘어 물이 배출관을 따라 배출된다. 그러나 단순한 배출이 아니다. 실제로 변기의 물을 내리면서 잘 관찰해보면 물이 변과 함께 모조리 큰 소리를 내면서 강하게 빨려 나간 후에 다시 물이 괴는 것을 볼 수 있다. 강하게 빨려 나가야 변과 섞였던 오염된 물이 모두 배출 될 것이다. 모두 일시에 빨려나간 다음에 공기가 일부 빨려들어가게 되고 이때 쿠과곽하는 소리가 크게 난다. 그 다음은 Tank에 잔류했던 깨끗한 물이 Bowl 위쪽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려와 괴기 때문에 Siphon tube 부분으로 냄새가 역류하는 것을 차단 시키게 된다. 그러므로 양변기의 Tank 안의 물의 양과 Bowl의 하단부 부피와 배출구의 단면적 등이 적절하게 잘 맞아야 제대로 작동하는 변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오염된 물이 배출구로 모두 빨려 나가게 하는 원리가 Siphon의 원리이다. 그러므로 변기의 원리는 Siphon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Siphon의 원리는 헤론의 분수나 계영배라는 술잔에도 적용되었다고 알려져 있고, 석유를 옮겨 담는 '삐꾹이(?)'라는 것이나 근래의 싱크대 배수부 또는 Siphon식 저수지의 배수시설에 적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충북 진천군의 백곡저수지가 Siphon식 저수지이다. 아무튼 Siphon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기압을 알아야 한다. 대기압은 지구를 에워싸고 있는 대기가 지표면을 단위 면적당 누르는 공기의 무게를 나타낸다. 지표면에 작용하는 대기압을 1기압이라 하고, 1기압=1atm=101325Pa=1.01325bar=1013.25mbar=760mmHg=760Torr이다. 통상 이보다 높으면 고기압, 낮으면 저기압이 되는 것이며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공기가 힘을 받아 이동하는 것이 곧 바람이다. 대기층의 두께는 1000km 정도나 되기 때문에 대기압은 지상에서 몇 m 정도의 높이 변화에 대해서도 변함없이 거의 일정하다. 다만 1기압은 물기둥 10.3m의 수압과 같으며 밀도가 물의 13배 정도인 수은으로 환산하면 760mm 높이의 수은기둥의 압력과 동일하다.     

[그림 2] Siphon의 원리도

 

 

 [그림 2]를 보면 변기의 그림처럼 튜브의 턱이 있다. 이 턱을 넘어 물이 오른쪽으로 흐르려면 빨간 선이 그어진 단면의 양쪽에 작용하는 힘이  즉, 보다 커야 한다. [그림2]는 현재 사이펀이 작동중이다. 그러므로 물을 흐르게하는 알짜힘 를 구할 수 있다. [그림2]에서 는 대기압으로써 노란점 부분 즉, 왼쪽 물통의 물표면과 튜브의 왼쪽 물표면과 같은 높이점, 튜브 오른쪽 대기에 노출된 끝부분의 압력이 대기압과 같다. 그러므로 튜브의 물기둥의 높이를 알면 흰점의 압력 의 압력을 구할 수 있다. 이고 이다. 여기서 g는 중력가속도이고 는 액체의 밀도로써 물의 경우는 밀도가 1이다. 이 때 압력은 단위면적당 작용하는 힘이므로 이고 이 된다. 따라서 빨간선 부분의 물에 작용하는 알짜힘은 오른쪽으로 가 작용하여 물이 오른쪽으로 흐르게 된다. 즉, 오른쪽 물기둥의 높이 보다 커야만 Siphon 이 작동한다.

 

  만약 의 높이가 10.3m를 넘으면 더 이상 Siphon은 작동하지 않게 된다. 이는 옛날에 많이 사용하던 수동식 지하수용 펌프로 10m 이상의 깊이에 있는 지하수를 끌어 올리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리고 [그림 1]에서는 Tank의 물의 양과의 관계 때문에 배출관의 단면적이 중요하지만 [그림 2]에서는 튜브의 단면적이 부분적으로 일정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리고 [그림 2]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오른쪽 튜브의 점선 부분 즉, 정도까지, 위에서 아래쪽으로 물이나 액체가 채워져야 그 때부터 Siphon이 작동한다. 이 떄문에 어항의 물을 호스로 빼낼 때 호스 끝단을 입으로 빨아 어느정도 물이 턱을 넘어오게 한다든가, 삐꾹이를 사용하는 이유도 물이 턱을 넘어 [그림2]의 점선부분까지 채워질 때 사이펀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변기도 마찬가지이다. 밸브를 열어 어느 정도의 물이 일시에 Bowl 안으로 흘러들어와야만 사이펀 부분의 턱을 넘어 조건을 만족하는 부분까지 물이 채워져야만 사이펀이 작동된다. 이런 이유로 Bowl 안에 샤워기로 물을 조금씩  넣으면 사이펀이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물이 일시에 배출되지 않는 것이다. 

 

 

  -------------------------- by  Dajaehun

   

'생활도구의 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비게이션의 원리  (0) 2019.02.18
과일 선별기의 원리  (1) 2017.07.03
유선형의 원리  (0) 2016.02.29
크레인의 원리  (0) 2016.01.15
짧고 재미난 속담식 과학  (0) 2013.09.25
Posted by 다재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