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은 훈민정음 공포시에 이미 그 기본틀을 규정하였다. 자음+모음+(종성)으로 한 음절을 이루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초기에 종성 즉, 받침음은 'ㄱ,ㄴ,ㄷ,ㄹ,ㅁ,ㅂ,ㅅ,ㅇ'의 8개로 제한하였다. 이들 8개만 있어도 종성을 갖는 음절을 모두 표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글은 음절 단위로 표기하기 때문에 종성음을 갖는 음은 짧게 발음하는 단음절이나 명사형에서 나타난다. 이중에서 명사형에서 종성음 음절이 있다함은 명사+조사, 체언+어미의 분철표기를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지 연철표기를 하는 경우는 받침이 뒤로 넘어가기 때문에 종성음으로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분철표기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아마도 문법적 통일성 확보와 풍부한 언어생활을 위함이라고 생각된다. 연철로 표기하면 항상 체언과 어미를 붙여 말해야하므로 제한이 뒤따른다. 가령 '했다', '했습니다', '했지','했어요', '했는데' 등에서 '했'이 체언으로써 동일하게 표기되고 어미가 변하기 때문에 동일 부류의 단어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를 연철표기하면 '해따','해씀니다','해찌','해써요','했는데' 등과 같이 '해+ㅆ'의 형태가 달라지고 동일 부류의 단어임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튼 격식있는 언어생활과 일관성있는 표기를 위해서는 분철표기가 더 유익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16세기 이 후로 연철표기법은 감소하고 분철표기법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한글맞춤법은 많은 변화를 거쳤다. 그러다가 1933에 조선어학회에서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제정하여 현재의 한글 맞춤법의 기본틀을 갖추게 된 것이다. 분철법을 선택하고 띄어쓰기, 'ㅋ, ㅎ, ㄶ, ㅀ, ㅆ' 등을 종성으로 첨부하여 사용하도록 했다. 그 때까지 'ㄱ, ㄴ, ㄹ, ㅁ, ㅂ, ㅅ, ㅇ,ㄷ, ㅌ, ㅈ, ㅊ, ㅍ, ㄺ, ㄻ, ㄼ, ㄲ, ㄳ, ㄵ, ㄾ, ㄿ, ㅄ'의 종성을 사용하도록 맞춤법이 시행되고 있었다. 그러다가 세월과 사회의 변화로 인하여 언어도 많은 영향을 받게되어 한글맞춤법통일안의 수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1970년부터 한글맞춤법 검토에 들어가 1933년 안을 일부 삭제, 수정, 보완하여 1988년에 고시하고 1989년 3월부터 시행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1989년 이 후에 사회는 너무나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 중심에는 IT로 지칭되는 정보화 사회로의 변화가 그 중심에 서 있었다. 콤퓨터 기반의 e-mail, 핸드폰의 문자메시지 등을 중심으로 기존의 정보의 교환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소위 키보드나 문자판으로 문자를 기록함으로써 펜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결국 펜없이 손가락으로 글자를 기록하고 편집하기 때문에 엄지족이란 말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아무튼 문자의 기록 방식이 펜이 아닌 키보드나 문자판으로 바뀐 세상이 되었음으로 한글맞춤법통일안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문자의 기록방식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집단의 공통의 약속이기 때문에 시대에 맞게 맞춤법을 수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이미 누군가가 이런 주장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기서 다시 한 번 주장을 하고자 한다.
먼저 현대에 맞추어 한글맞춤법을 수정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째는 한글의 진정한 표음문자로의 복귀, 둘 째는 기록의 단순화, 셋 째는 음성인식, 음성입력의 용이성, 넷 째는 한글의 세계화를 위하여 수정하여야 한다. 먼저 초성과 중성은 현재와 다르지 않다.
초성;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ㄲ,ㄸ,ㅃ,ㅆ,ㅉ
중성;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ㅐ,ㅒ,ㅔ,ㅖ,ㅚ,ㅙ,ㅞ,ㅟ,ㅢ
종성; ㄱ,ㄴ,(ㄷ),ㄹ,ㅁ,ㅂ,ㅅ,ㅇ
즉, 7 또는 8종성으로 종성음을 제한하자는 제안이다. 다른 종성은 모두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닭->닥'으로, '밭->받'으로, '닮았다-> 달맛다'로, '했습니다-> 햇습니다'가 될 것이다. 사실 17세기 말에서 19세기 말까지 8종성법의 'ㄷ'을 뺀 7종성법이 적용 되었었다. 그러므로 이 제안은 옛 것을 오늘에 되살려 현대의 IT 시대에 맞도록 수정, 활용하자는 얘기다.
----------- by Dajaehun
'다재헌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트로피 - 단상(23) (0) | 2012.07.28 |
---|---|
휴전선 철책을 제거하자 - 단상(22) (0) | 2012.06.26 |
위대한 예술 - 단상(20) (0) | 2012.05.25 |
베이비 부머 세대 - 단상(19) (0) | 2012.05.01 |
인생 - 단상(18) (0) | 2012.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