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 우리나라의 겨울은 시베리아 한랭기단의 영향을 받아 춥고 건조하며, 여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무덥고 습하다. 따라서 여름에는 냉방을 해야하고, 겨울에는 난방을 해야 하므로 에너지 소비가 클 수 밖에 없다. 옛날에는 냉방을 위한 특별한 냉방기구를 만들어 사용하지는 못하고, 열의 부도체인 흙으로 벽을 만들던가, 햇빛 가리개 창을 이용한 환기로 냉방을 유지하였다. 그 외에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죽부인이나 부채, 대나무 자리, 대청 마루 등을 이용하였고 음식물은 찬 지하수로 식혀 보관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난방시설로는 온돌을 들 수 있다. 온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난방의 방식인데 열효율이 높은 난방방식이다. 서양의 벽난로는 저녁시간의 호젖함을 줄 수는 있으나 열효율은 극히 낮은 난방방식이다. 우리에게는 온돌과 함께 화로가 있어 정담어린 저녁의 호젖함을 즐길 수 있었다. 화롯가에서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듣던 추억은 불꽃 만큼이나 생생하다. 여하튼 온돌의 난방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되 연료를 장작이 아닌 구공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새마을 보일러이고, 석유나 경유 및 벙커씨유를 사용하는 것이 기름보일러이며, 가스를 이용하면 가스보일러가 된다.

 그러나 보일러는 어느 종류의 연료를 사용하든지에 상관없이 열을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온수보일러와 증기보일러로 구별된다. 온수보일러는 건물의 지하실과 같이 낮은 곳에 보일러를 설치하고, 파이프를 통해 온수를 방열기로 보내므로써 방의 공기를 데워 난방을 한다. 방열기에서 냉각된 물은 보일러로 다시 돌아와 다시 가열된다. 물은 가열과 냉각을 반복하여 체적의 변화가 일어나므로 냉각하여 체적이 감소하면 물탱크에서 물이 공급되고, 가열하여 팽창하면 물탱크로 물이 나가도록 하여 파이프의 파열을 방지하고 있다. 따라서 물탱크는 높게 설치한다. 보통의 가정용 온돌식 온수보일러에도 물탱크를 보일러 상단에 설치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온수의 온도는 80도 정도로 가열하고 이 물이 방열기를 거쳐 나오면 5도 정도 온도가 낮아진다. 이만한 온도의 변화 때문에 밀도의 차이가 생겨 물이 순환한다. 즉, 보일러와 방열기 사이의 가벼운 물과 무거운 물의 무게차 때문에 냉각된 물이 보일러로 흘러 들어 가는 것이다. 따라서 보일러와 방열기 사이에 높이차가 크면 클수록 무게차가 커지므로 높은 층 일수록 순환이 빨라져 빨리 데워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 갈수록 파이프의 굵기를 가늘게 하거나 각 층에 밸브를 설치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정용 온돌식 온수보일러는 보일러와 온돌 파이프의 높이차가 작기 때문에 순환이 잘 되지 않으므로 전기 모터로 강제 순환을 시킨다. 온수보일러는 위생적이고 열효율이 60% 정도로 비교적 높지만 난방시간이 길고 시설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증기보일러는 온수보일러와 구조는 같으나 수증기를 순환시키므로 팽창 물탱크는 필요없다. 수증기가 방열기에 보내지면 응결하여 100도의 물이 되고 응결시 방출하는 응결열이 방열기 밖으로 방출되어 난방을 한다. 증기보일러는 응결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온수보일러 보다 방열기가 작아도 같은 열효율을 낼 수 있어 설치면적이 작고, 고층건물에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증기의 온도가 높아 온도차가 심하기 때문에 팽창과 수축에 의한 고장이 많으며, 증기가 유입될 때 스팀햄머에 의한 시끄러운 소리가 단점이 된다. 스팀햄머는 수증기가 처음 공급될 때 차가운 부분에서 수증기가 급속히 냉각하면 그 부분에 일시적으로 진공이 형성 되므로 파이프 속에 남아 있던 물이 빠르게 진공부분으로 이동하여 파이프를 때리게 된다. 이 소리가 망치로 파이프를 두드리는 것처럼 땅땅하고 큰 소리가 나기 때문에 스팀햄머라 부르며, 잦은 고장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연료와 가연성 쓰레기를 태워서 가동하는 열병합발전소에서 온수를 지하로 인근 주택단지에 공급하여 난방 문제를 해결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열병합발전식 난방은 난방비가 저렴하고 사용이 간편하여 환영받고 있다. 아무튼 보일러는 난방이 목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겨울에나 보일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 여름에는 무더위와 열대야 때문에 난방의 반대인 냉방이 필요하기 때문에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는 바, 전기료 부담 때문에 냉방을 계속 유지하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한 여름에는 보일러 배관에 냉수를 흘릴 수 있도록 배관을 설계하던가, 열병합이나 중앙난방 센터에서 냉수를 공급하면 저렴하게 무더위나 열대야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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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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