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국민)학교 2학년 때 교감선생님이 우리 반 수업을 맡으셨다. 그때 아주 어렵게 자란 이윤복이 11살에 쓴 일기를 엮은 '저 하늘에도 슬픔이'라는 책을 읽어 주셨다. 어린 마음에도 참 어렵게 사는 이윤복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을 두고 읽어 주셨는데 중간쯤까지 읽어 주시다가 더 읽어주지 않아서 나중이 궁금했다. 그래서 아버지께 졸라서 이윤복이  쓴 책을 사달라고 졸랐다. 아버지가 읍내 서점에서 책을 사 오셨다. 나는 단숨에 읽었다.  내가 처음 읽은 책이다. 
아버지께서 그 책을 반환하고 돈을 조금만 더 내면 다른 책으로 바꿔준다시면서  다음 장날에 바꿔온 책은 '장발장'이었다.  장발장이  빵을 훔치고 도망 다니는 얘기가 다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장발장은 주인공의 이름일 뿐, 실제 책이름은 '레 미제라블'이고 그 뜻은 '불쌍한 사람들'이란다. 빅톨 위고가 1862년에 쓴 소설이다.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는 프랑스의 6월 봉기 때 하층민의 어려운 삶을 다룬 소설임을 알게 되었다. 

 아무튼 빅톨 위고는 나폴레옹3세의 쿠데타에 반대하여 망명생활을 하던 시절에 '레 미제라블'의 출판 상황이 궁금해서 편지를 보냈다. 검열에 걸릴까 봐 내용을 압축해서 보냈다. '?' 달랑 물음표(question mark)  하나만 적어 보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편지이다. 편지는 출판사 사장인 허스트에게 전해졌다. 허스트는 그 편지의 뜻을 알아채고 답장을 보냈다. '!' 달랑 느낌표(exclamation mark) 하나만 적어 답했다. 두 번째 세상에서 가장 짧은 편지이다. 개떡같이 말했으나 찰떡같이 알아듣고 답한 꼴이다. "책 잘 팔리나?", "대박이다!"

물음이나 질문, 또는 상대방의 대답을 강요할 경우에 우리는 말끝의 억양과 음높이를 올린다. 문장에서는 물음표(?)를 붙여 의문문임을 표시한다.

물음표에도 역사가 있다.  처음에는 물음이라는 뜻인 라틴어 quaestio를 물음표로 썼다. 그러나 물음이 많이 나오는 글에서는 묻는 말이 끝날 때마다 quaestio를 쓰는 게 번거로웠다. 그래서 처음과 끝의 q와 o만으로 qo라고 줄여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람들이 qo를 다른 말과 혼동했다. 그래서 세로로(q는 위로 o는 아래로) 쓰기 시작했다. 이 모양이 점점 변해서 지금의 ?가 됐다.

 

물음표의 변화

느낌표는 문장의 끝에 감탄이나 강조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다.  물음표와 함께 15c부터 사용되었다고 한다. 느낌표는 감탄하다라는 라틴어 io에서 유래되었다. io의 발음은 [i: o: 이~오~]이다. 감탄하는, 일종의 감정을 나타내는 라틴어다.  바로 이 io를 문장 끝에 써서 감탄의 의미를 나타냈다. 이 io를 문장 끝에 붙이다 보니 단어의 혼동이 유발되어 !o로 적게 되었고 그 후에 느낌표(!)라는 문장부호만 사용하게 되었다. 

 

느낌표의 변화

라틴어는  고대 로마어로써 로마제국의 확장과 함께 유럽과 지중해 연안지역으로 널리 전파 되었으며 중세와 근세에 교회와 학문의 독점적인 공용어로 사용되었다. 즉, 일상어가 아니라서 성직자나 학자들만의 전유물로써 대중과 괴리된 그들만의 언어였다.  뉴턴(I. Newton)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소위 'PRINCIPIA'도 라틴어로 써졌다. 프랑스의 토속어로 철학책을 처음 쓴 사람은 데카르트(Rene Descartes)이고, 그때 쓰인 책이 '방법서설'이다.

 

-----------by  Dajaehun

'다재헌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대 총선-단상(122)  (0) 2024.04.13
Chat-GPT와의 대화 - 단상(120)  (0) 2023.01.07
시간_2-단상(119)  (0) 2023.01.04
소똥구리 소동-단상(118)  (0) 2022.06.01
감각에 대하여-단상(117)  (0) 2022.04.07
Posted by 다재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