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숫자('93년作)/삶속의 수('93년作)

5. 일상생활-흥미로운 계산

다재헌 2020. 5. 13. 00:18

iV) 흥미로운 계산

1)인생을 차와 함께 2)일생동안 만나는 사람들 3)소리와 계란 후라이 4 )단군 5)땅

 


1) 인생을 차와 함께 - 지구의 둘레가 40,000km 이므로 자신이 주행한 총거리를 4만으로 나누면 지구를 몇 회전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자기가 운전한 거리가 10만km인 경우, 지구를 두바퀴 반만큼 주행한 것이다. 평균적으로 한시간당 60km를 주행하였다고 생각할 때 10만km는 시간적으로 100,000km ÷ 60km/시간 = 1,660시간 이 된다. 이는 하루에 10시간씩 운전만 한다고 볼 때 166일에 해당된다. 20만 km를 운전한 경우는 매일 10시간씩 1년 동안 운전하는데 시간을 보낸것과 같다.

보통의 자가운전자는 1년에 2만km를 운행한다고 볼 때,  30세에서 60세까지 운전을 하는 경우 60만km를 운행하므로 30년동안 운전으로 소비하는 시간은 415일이 되며, 하루 8시간 수면을 취하는 삶의 날수로는 620일 = 1년 8개월이 된다.

자동차가 우리에게 시간의 절약을 안겨주지만 한편으로는 화석연료인 석유를 소모시켜 에너지 고갈의 문제와 환경오염 및 변화를 초래하므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로마크럽의 예언에 의하면 석유가 2030년이면 고갈 되리라 보았지만 앞으로 300년 정도는 더 석유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60만km를 주행한 자가운전자는 연비를 12km/리터 로 보았을 경우, 600,000km ÷ 12km/리터 = 50,000리터 의 휘발류를 소모하게 된다. 1리터는 1,000cm3의 체적이므로 50,000리터는 한변의 길이가 368.4cm인 정육면체의 체적과 같다. 다시 말하자면 한변이 3.68m인 방안의 체적과 같고, 1드럼은 200리터이므로 250 드럼에 해당된다.

휘발류 1리터의 값이 해마다 상승하여 가격이 비싸지고 있지만 500원으로 계산하면 60만km를 주행할 때 2,500만원이 필요하고, 700원/리터 이면 3,500만원이 필요하다. 결국, 시간을 돈으로 사는것이라 할 수 있다.

서울에서 하루에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수는 1991년도에 3.6명 이었지만 1992년도에는 2.7명으로 줄어 들었다. 전국적으로는 하루에 28.5명이 사망한다.(1993년). 더 많이 줄어 들어야하는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사고의 원인은 과속에 있다고 잘 알고들 있지만 막상 자신이 핸들을 잡으면 시간에 쫒겨 다시금 과속을 하게 된다. 빨라야 5분이라는 말도 무색할 지경이다. 계산에 의하면 100km를 100km/h로 달리는 경우는 1시간이 소요 되지만 130km/h로 달리면 46분, 150km/h로 달리면 4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300km 이상을 가는 경우는 과속하여 1시간의 이득을 볼 수는 있지만 150km/h는 너무 위험하다.

차가 충돌할 때 나는 둔탁하고 큰 소리와 함께 죽어가는 사람의 외마디 비명소리는 이 세상에서 들을 수 없는 가장 비참한 소리이다. 객사도 흉하다 했는데 길에서 마음을 추스릴 시간적 여유도 없이 비명횡사하니 비극도 상 비극이다.

지옥은 10개의 큰 지옥이 있고 8만4천 지옥을 지나야 한다고 전해진다. 이 지옥을 지나 높은 산과 험한 길, 끝없이 넓은 바다를 건너야만 비로소 생명수가 있는 저승에 닿는다고 하였다. 사람이 살면서 누구나 죄를 짓게 되므로 누구나 지옥을 거쳐 저승에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 생긴 것이고 이승에서 편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하겠다. 저승에 얽힌 설화는 수도없이 많다. 생거진천이란 말이 생겨나도록 한 진천과 용인의 추천득의 설화도 그렇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에 얽힌 그리스신화와도 유사한 제주 신화 차사 본풀이도 그 예이다. 차사 본풀이에서는 죽은자를 살려내기 위하여 강님이 저승에 가서 염라대왕을 잡아 오랏줄을 묶는 장면이 있다. 아주 공격적인 설화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바리공주의 신화는 순종으로 일관된 저승과 얽힌 설화라고 할 수 있다. 바리공주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서 버림을 받지만 그 부모가 병이나자 약을 구하기 위해 저승을 찾아간다. 열두지옥과 바람도 쉬어넘는 쇠로된 성을 넘고, 새의 깃털도 가라앉는 3,000 리 길 약수를 건너 무장승을 만난다. 무장승은 길값으로 바리공주에게 나무하고 불때고 물 긷는 일을 석 3년 동안 하고난 후, 부부의 연을 맺어 아들 일곱을 낳아 달라고 부탁한다. 바리공주는 무장승의 말을 들어 준 후에 숨살이, 뼈살이, 살살이의 3색깔 복숭아 꽃과 약수를 구해 아들들과 함께 돌아와 상여에 실려가는 부모를 살려낸다는 설화이다.

1992년말 전국 자동차수는 총 523만 894대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도보다 약 100만대나 더 증가한 것으로 승용차 346만대, 버스 48만대, 화물차 126만대, 특수차 약 2만 5천대로 분류된다. 이중 30%는 서울에 차적을 두고 있다.

전국의 전체 자동차가 차지하는 면적은 얼마나 될까? 차종에 따라 차지하는 넓이에 차이가 있지만 계산을 간단히 하기위하여 승용차는 엘란트라로 간주하고, 트럭은 4.5톤 트럭으로 평균을 잡고 계산할 경우 승용차 346만대가 차지하는 면적은 차와 차 사이의 여유를 무시할 때, 23,528,000m2 이며 이는 712만평에 해당된다. 버스 48만대가 차지하는 면적은 12,000,000m2 즉, 363만평 이다. 화물차와 특수차를 4.5톤 트럭으로 간주하면 20,637,100m2 로서 624만평이 된다. 따라서 전차종을 한 장소에 틈이없이 모아둘 때 1,700만평의 부지가 필요하며 차와 차 사이를 30cm 간격으로 띄어 실제 주차공간을 계산하면 2,050만평이 필요하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이 850만m2≒ 250만평 이므로 여의도의 8.2 배에 해당하는 넓이이다.

이 주차공간을 경작하여 쌀을 생산한다면 80kg짜리 34만 가마를 수확할 수 있다. 주차공간만 생각해도 이정도 인데 차를 위해 만들어진 남한의 총 도로 6만 km까지 고려하면 국토가 좁은 우리로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이다.

자동차를 이용하므로써 옛날에 하인을 둔 양반가에서나 누릴 수 있었던 가마문화를 스스로 즐기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만, 인간의 문명은 언제나 이득만큼 나쁜점이 있기 때문에 현대 문명인들에게는 특히 많은 교육과 생각과 실천적 행동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겠다.

 

2) 일생동안 만나는 사람들 - 사람은 사람속에서 살다가 죽게 된다. 자연속에서 홀로 살아 간다면 인류의 문화유산의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되어 진정한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의 덕이라 할 수 있다.

보통의 한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말이라도 한마디 건넬 수 있는 사이로 알게 되는 사람수는 어느 정도일까. 개인적인 차이가 많이 나겠지만 보통사람에 대하여 간단히 추정해 볼 수 있다.

먼저 가족이나 친척수가 100 내지 200인이 되며, 국민학교에서 얼굴을 익히는 사람수가 100명 내지 300명, 중학교 동기생과 고등학교 동기생 500명 내지 1,000명, 그동안 알게되는 일반인 100명 내지 200명, 대학시절에 알게되는 사람수 200명 내지 400인,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되는 사람 500명 내지 1,000명 정도를 고려하면 겨우 1,500명 내지 3000명 정도를 일생동안 아는 사람으로 헤아릴 수 있다. 이름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으나 얼굴은 눈에 익을 수 있다. 한국인의 인구가 4,400만이므로 3,000명이란 수치는 너무나 보잘것 없는 수다. 그러므로 거리에 나서면 처음보는 얼굴이 대부분일 수 밖에 없고 한 개인은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대중속의 고독.

많은 사람들을 대하게 되지만 진정한 친구는 한사람 내지 두 세사람으로 손가락수 안에 들어간다. 그만큼 친구를 만드는 일은 노력과 시간의 투자가 많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3,000이란 수치가 너무 많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적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자신이 아는 사람의 수보다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의 수가 훨씬 더 많은 정치가나 유명인사가 있을 수 있다. 내가 상대를 알고, 상대는 나를 모르는 경우에 해당하는 상대의 수는 역사인물 까지 고려할 때, 개인당 100명 내지 500명 정도가 된다. 따라서 한 개인이 아는 300인은 유명인사이다.

 

3) 소리와 계란 후라이 - 속담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이 있다. 주행성이냐 야행성이냐를 의미하는 것이겠지만 다시 짚어보면 매우 과학적인 말이다. 낮에는 지면 근처의 온도가 높고 밤에는 온도가 지면근처가 오히려 낮아서 소리의 전달속도가 위와 아래가 다르기 때문에 굴절이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낮에는 소리가 위로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새가 잘듣고, 밤에는 소리가 땅으로 깔리는 경향이 있어서 땅에 기어다니는 쥐가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추운날 소리가 멀리 까지 전달되고 더운날이나 사막에서 소리가 멀리까지 전달되지 못하는 것과 같으며, 도시근교에서 밤에 도시의 웅웅거리는 소음이 더 잘 들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소리의 세기나 압력을 재는 단위는 데시벨(dB)이다. 제트비행기에서 나오는 소리에너지는 105 와트이고, 로켙이 발사될 경우의 소리에너지는 107와트가 된다. 반면에 사람이 속삭이는 소리는 10의 -10제곱 와트(1/100억 Watt)이고, 한사람이 소리를 지를 때는 10의 -5제곱 와트의 소리에너지가 된다. 즉, 제트비행기에서 나오는 소리는 개인의 고함소리의 10의 10제곱 배(100억배)의 소리이므로 한대의 제트비행기에서 나오는 소리에너지는 60억의 세계인이 동시에 고함을치는 소리에너지 보다도 더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비행기의 소음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계산은 흥미로운 것이다. 월드컵 축구장에 10만 관중이 모여서 있는대로 함성을 10초간 지를 경우 불과 10주울 = 2.4cal의 소리에너지 만이 공간을 헤매는 것이다. 그러니 간간히 함성이 터져나온다면 경기내내 질러댄 소리에너지를 모두 합해야 겨우 계란후라이 하나를 할 수 있을 정도인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공기가 너무 뜨거워지기 때문에 얼굴에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4) 단군 - 조상을 섬기는 일은 후손이 마땅이 해야하는 일이다. 자신을 세상에 나오게 해주신 것 하나만 생각해도 부모의 은덕은 끝이 없다 할 것이다. 세상에 나오는 순간 그는 세상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모가 늙었다해서 효를 행하지 않는 것은 인간이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패륜이라 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부모를 유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옛부터 배달의 민족으로 단군의 자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겨오고 있다. 역사책에서는 고조선에 대하여 별로 기술하지 않으면서도 5천년 역사를 강조한다. 어쨋든 한민족의 조상은 단군이다. 옛날부터 한민족은 이땅에 태어나자 마자 단군신화를 들으며 성장한다. 그런 까닭에 단군은 민족의 시조라기 보다는 그냥 친근한 할아버지의 이미지로 한민족의 가슴에 살아 있다.

인간의 한 세대는 30년으로 보지만 예전에는 결혼을 일찍하는 관습이 있었기 때문에 25년을 한 세대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1996년은 단군이 고조선을 세운 해를 기점으로 하는 단기 4329년이다. 또, 서기 2000년은 단기 4333년이 된다. 그러므로 단군은 우리의 173대 조상이다. 따라서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단군 이래 대략 173명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는 것이다.

인류의 시작이 지금부터 200만전 전이라고 하면 각자는 인류시대의 시작 이래 8만명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 생명을 보전하고 있는 것이다.

 

5) 땅 - 톨스토이가 쓴 '사람에겐 얼마나 땅이 필요한가?' 라는 작품에 의하면 해지기전에 걸어서 돌아오는 땅을 모두 주겠다는 지주의 말을 듣고 하루 종일 걸어 그자리에 돌아온 사람이 너무 지친 나머지 숨을 거두게 되고 그는 결국 자신의 무덤만큼한 땅만을 차지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만약에 누군가에게 아주 편평한 땅에서 사방으로 눈에 보이는 모든 땅을 갖을 수 있는 권한이 주어 진다면 그의 키에 따라 소유면적이 달라질 것이다. 계산에 의하면 170cm 의 키를 가진 사람은 1,950만평 정도의 땅을 갖게 될 것이다. 키가 10cm 더 큰사람은 120만평을 더 갖게 되고, 150cm 인 사람은 1,830만평의 지주가 될 수 있다. 모두 지구의 크기와 관계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