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이야기

이어폰과 난청

다재헌 2019. 11. 30. 15:54

 

 디지털시대가 도래하면서 소리나 빛까지도 0과 1의 이진코드로 표현, 전송, 저장, 재생할 수 있게 되면서 소형의 모바일(mobile) 기기로 음악이나 영상을 재생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 때문에 지금은 유비쿼터스(Ubiquitus), 즉 언제 어디서나 음악이나 영상, 게임 등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귀에는 언제나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붙어 있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게다가 줄꼬임이나 줄 스치는 소리가 싫어서 무선형의 이어폰이 대 유행하고 있다.

Headphone & Earphone

 문제는 주변이 시끄러운 야외, 전철, 버스, 실내 등에서 소리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주변 소음을 어느정도 차단하는 삽입형 이어폰을 선호하고, 볼륨을 높이는데 있다. 야외 소음은 특히 250Hz 내외의 저음이 강하기 때문에 음악의 저음을 선호하는 취향이 있는 사람일수록 볼륨을 높여 듣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젊은이들이 삽입형 이어폰으로 음악이나 게임의 배경음을 큰소리로 듣기 때문에 부모들의 걱정이 심하다. 

 

 실제로 2015년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스마트폰 같은 개인 오디오기기 사용으로 인해 11억명의 젊은이들이 청력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으며 개인오디오기기의 소음 수준이 전자음악축제 장소의 수준인 120dB이나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6세에서 19세까지의 젊은이 520만명이 소음성난청(NIHL)에 노출되어 있다고  공표하였다. 미국의 한 이비인후과 의사의 조사에 의하면 오늘날 10대 청력손실이 1980년대나 1990년대에 비해 약 30%나 더 높아졌다 한다. 

 

 이어폰의 사용에 따른 청각손실에 대한 주의는 지상파방송, 케이블방송 할 것 없이 모든 방송에서 이미 많이 다루고 있다. 제목도 다양하다. '난청급증 스마트폰 때문', '이어폰 탓...젊은층 난청증가', '이어폰 때문에..10대 난청,이명 심각' 등의 타이틀로 방송되었다. 이 때 소위 음량측정기(Level meter)에 이어폰을 갖다 대고는 음량을 측정하는데 그런 방법으로는 실제 듣는 소리의 크기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다. 제대로 측정하는 방법은 다음에 정리하겠다. 

 

 소음성 난청은 주로 유모세포의 소위 부동섬모의 파손, 지지세포의 궤사 등(참조:https://soryro.tistory.com/272 )으로 나타나는 것이므로 단순히 소리의 크기만이 청력손실에 영향을 주는 유일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또 하나의 영향은 바로 음악을 듣는 시간이다. 그야말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듣고 게임을하고 영상을 보면서 소리를 듣기 때문에 이어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으므로 청력손실이 클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소음작업환경을 제한하는 산업보건법에서 90dB 되는 장소에서 8시간 이상의 작업을 금하는 이유도 소음의 크기 못지 않게 노출시간도 중요 인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어폰을 듣는 소리의 크기와 시간을 어떻게 설정하고 권장하는지를 살펴보자. 미국의 직업안전건강관리청(OSHA)의 작업기준(90dB 환경에서 8시간)에 근거하여, 미국의 국립직업안전건강연구원(NIOSH)에서는 '개인오디오 음압레벨을 85dB로 놓고 하루 8시간 이내만 청음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음압레벨을 측정하기가 곤란하고 음악음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각 개인의 청음상황에 적용하기가 곤란하다. 

 

 그래서 일반적인 청음 기준을 '개인 오디오를 사용하는 상태에서 상대방과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볼륨으로 청음하기'를 권장한다. 이는 사용자가 스스로 청력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 적용가능한 기준이지만 참으로 적절한 기준이다. 그러나 이미 청력손실이 있는지 없는지를 이비인후과에서 확인한 후에 적용하는게 좋다. 왜냐하면 이미 청력을 손실한 사람은 대화 가능한 소리 자체의 크기를 제대로 설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외에 여러 매스컴에서 권장하는 기준이 있다.  이는 소위 말하는 '60-60 rule'이다. 이는 미국의 청각협회(AAS)에서 권장하는 방식으로 음악 플레이어의 최대 볼륨의 60%에 놓고 음악을 듣되 하루에 60분 이상을 듣지 말라는 권장사항이다. 실제로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 최대 볼륨의 60%를 넘으면 경고문이 뜨고, 볼륨라인은 적색으로 변경된다. 자세하게 말하면 갤럭시 폰의 볼륨은 전체 15단계로 되어있는데 그 60%인 9번째 볼륨이 경계값이 되는 것이다. 아무튼 60-60룰은 많이 권장되는 사항이기는 하지만 하루에 음악을 60분 동안만 듣는데에 불만을 갖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서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청력은 스스로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사항이므로 싫어도 자신에게 적절한 방식을 정해서 실행해야 하겠다.

 

         ------------------------- by  Daj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