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헌 단상
빈자리 - 단상(32)
다재헌
2012. 12. 19. 17:29
먼 곳을 돌아오는
지친 나그네
구겨진 휴지처럼
구석에 자리한다.
시간 속에 찍은 점
희미한 등불로
녹아 내리고, 오늘
그 자리는 비어 있다.
바람에 날리는 쪽지하나
노란 꽃가루로
빈자리에 쌓인다.
박제처럼 앉아 있는
등 굽은 나그네
상처난 영혼
깁고 있다.
-------------------------------------------- by 韻交(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