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헌 단상

우암산 순환도로 - 단상(29)

다재헌 2012. 12. 19. 16:36

 

서있는 나무들

앉아 있는 바위들

가을 햇살 가득한 대기가

우암산 순환도로를 

미끄러지고 있었습니다.

 

고뇌를 노래인 양

낙엽이 눈물인 양

되뇌이는 시인의 머리칼 같은 풀들

하눌타리는 산사의

풍경소리 들으며 익었습니다.

 

삶곁에 죽음이 함께하듯

사랑이 아쉬움을 움켜쥐고

마른 씨앗속엔

생명이 妄想에 시달리며

잠들어 있었습니다.

 

우암산 순환도로는 산을 끼고

멀리까지 누워 있고

숲은 고요하고

있는 것은 그대로 있었고

미련없이 흩어진, 악보의

음표같은 낙엽들이 있었습니다.

 

 

 

                           ---------------------------------------------- by  韻交(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