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G - Sound Expert Group

  세상에 직업수가 13만개 정도이고, 우리나라의 직업수도 1만 3천개 정도가 되기 때문에 듣도 보도 못한 직업이 많다고 할 수 있다. Sound Designer라는 직업도 눈에 띄는 직업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만 귀를 쫑끗 세우고 주변에 관심을 가져보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누군가의 노력이 기울여졌을 법한 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다. 

  라디오 사극드라마에서 말달리는 발굽 효과음이나 빗소리를 성우가 녹음하는 주변에서 만들어내는 것도 일종의 Sound design이라고 할 수 있으며, 작곡가도 넓은 의미에서 Sound designer라고 볼 수 있고, 그러므로 악기도 디자인된 소리를 만드는 하나의 도구로 간주할 수 있다.  즉, 간략하게는 원하는 소리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이 사운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근래에 사운드 디자인이 가장 대접받는 분야는 광고와 상업적인 분야일 것이다. 소리의 기억특성 만큼  짧은 시간에 강한 심리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자극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영상은 기억이 잘 되지 않지만 소리로 듣는 인상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광고에서 맥주병을 따는 소리는 실제와는 다를 수 있지만 심리적으로 맥주를 마시고 싶도록 자극한다.  시리얼도 영양 이외에 시리얼을 씹는 소리의 최적점에 맞추어진 시리얼 건조 및 강도를 맞춰 출시한다. 이런 소리를 만드는 일에 사운드 디자이너가 관여한다.

  화장품 곽을 닫거나 물건을 닫을 때 딱소리가 나도록하는데 이는 경쾌함과 함께 실제로 뚜껑이 닫혔음을 확인시켜 인간 행동의 마무리를 각인한다. 할리 데이비슨의 불규칙한 엔진음에도 특허가 있으며, 같은 차라도 유럽인은 강한 엔진음을 좋아하고 동양인은 부드러운 엔진음을 선호하기 때문에 자동차 머플러의 디자인이 차 판매처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눈치 채기는 쉽지 않지만 이런 분야에 사운드 디자이너가 관여한다. 

  다시말해 기계나 기구를 만들면서 주방기구라면 맛있는 소리, 단도리하는 도구라면 최종행동을 확인시키는 소리, 스위치라면 작동버튼을 눌렀을 때 반응함을 알리는 소리, SF 등의 효과음을 만들어 내는 일 등 등 사운드 디자이너의 전문성이나 끼가 필요한 분야는 참 많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핸드폰의 다양한 신호음과 경고음, 스위치 반응음을 통하여 사운드 디자인을 쉽게 확인하는 세상이 되었다.

  대체로 디자인이라 하면 다양한 형태를 가진 물체나 제품등에 색이나 형태를 기능과 멋에 맞춰 덧입히는 것으로서 인공적이지만 거부감 없이 사랑받는 예술성을 내포하지 않는가? 따라서 사운드 디자인은 무형의 사운드에 청감적인 인공미를 더하는 설계로 볼 수 있다.   

  사운드 디자인을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직접 도구들로 그 소리를 만들어 내거나 녹음을해서 사용하는 방법으로서 드라마의 효과음을 만들어 내는데 주로 사용된다. 간단한 예로서 말발굽 소리를 내고자 할 경우에는 나무 발굽을 바닥에 직접대고 박자 맞춰 두드린다던지, 문 여닫는 소리를 녹음해 뒀다가 필요할 때 재생하여 사용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다른 하나는  인위적으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신디사이져(synthesizer)를 활용하던가 직접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이용하여 천둥소리나 우주의 소리 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전자는 아날로그(analog)적이며 후자는 디지털(digital)적이다.

  아무튼 파동의 중첩성을 활용하여 전기적 신호를 생성, 중첩, 가공함으로써 컴퓨터로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현대적 의미로 사운드 디자인은 디지털적인 소리의 생성기술이고, 사운드 디자이너는 그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소리, 사람이 원하는 소리, 상상을 자극하는 소리 등을 만들어내거나 적절한 상황에 적용하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    by   Daj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