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잉꼬, 구관조, 어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공통점은 이들이 새라는 점과 인간의 말을 흉내낸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말은 음성으로서 보통의 소리나 동물소리와 다른점은 모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음성의 모음은 포만트(formant)로 특징지어지고 이는 기본음의 배음성분의 스펙트럼(spectrum)으로써 성도와 구강에서의 공진현상으로 만들어진다. (목소리(VOICE)의 발성 원리_참조)

 

 그렇다면 이 들 새에도 무엇인가 공진을 유발하는 공간이나 아니면 다른 공진 구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인간 음성의 모음 발음을 흉내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의 목의 크기는 인간의 목이나 구강에 비해 아주 작기 때문에 인간의 성도와 구강으로 이루어진 공기기둥식 공명을 일으킬 공간이 없음은 바로 예상이 된다. 따라서 다른 공진 구조를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1] 새의 발성기관의 구조 ( NEWTON 잡지)

 

 [그림 1]에 보통 새들의 발성기관의 구조를 주었다. 새의 발성기관은 기관지가 갈라지는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데 특히 명관(鳴管)이라고 한다. 인간의 성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부분이 진동막으로 두 개가 각 각의 기관지에 위치한다.  진동막 바로 아랫쪽에 고막(鼓膜)을 두 개 갖는 고실이 있다. 새의 소리는 바로 고막에서 발생한다. 고실은 근육의 힘으로 내부의 압력을 변화시켜 결국은 고막의 장력을 조절하여 고막에서 다양한 소리가 나도록 한다. 여기서 고막은 귀의 고막이 아니라 북의 막이란 뜻이고 진동막은 북을 치는 채로 생각하면 된다. 다시 말해 진동막이라는 채로 고실이라는 북을 치면 고막에서 소리가 발생한다는 말이다. 다만 북의 막을 팽팽하게 하면 고음이 나오고 느슨하면 낮은음이 나오듯이 고실의 내부 압력으로 고막의 팽팽함과 느슨함 즉, 장력(張力)을 조절하여 음높이를 조절한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보통의 새들과는 달리 잉꼬, 앵무새, 구관조, 어치가 인간말을 흉내 낼 수 있는 것인가? 이는 이 새들이 구애할 때 다양한 소리를 발성하는 수컷을 암컷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이들 새가 소리를 통한 의사 소통 능력을 관장하는 뇌부분이 더 발달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이는 소리학습능력이 다른 새들보다 더 뛰어 나다는 의미 이기도 하다. 보통의 모든 새들은 부화하고 일 년 이내에 동료의식을 느끼는 집단의 구성원이 내는 소리를 반복 연습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새들 울음소리도 사투리가 있게 된다. 아무튼 부화한지 1년 이내의 새는 사람이 기르면서 한 말을 학습하며 흉내를 내는 것이다.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이론을 적용하면 먹이줄 때 마다 '이거 먹어라'하면 흉내를 내면서 먹이주는 것이란 의미까지도 이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람이 기른 이들 새는 새들끼리 구애할 때 발성하는 특이한 발음들을 습득하지 못하는 바람에 실제로 구애할 때는 인간 음성을 아무리 다양하게 뒤섞으며 노래해도 암컷의 호응을 잘 받지 못한다. 아무튼 이들 새가 인간음성을 잘 흉내내는 근본 이유가 구애의 조건 때문이라는 사실은 수컷이 암컷 보다 인간음성을 더 잘 흉내낸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 by  Dajaehun

 

Posted by 다재헌
,